노사는 정리해고를 피하는 대신 임금 삭감안과 단계적 도급화 등에 합의했다. 이로써 노조는 이날부터 시작된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생산현장에 복귀했으며 사측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전날 밤샘교섭에 이어 1일 오전 7시20분부터 22차 본교섭을 열고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주요 합의 내용은 △기본급 10% 삭감 및 워크아웃 기간중 5% 추가 반납 △상여금 200% 반납 △광주공장 12.1%, 곡성공장 6.5% 생산량 증대 △단계적 597개 직무 도급화 등이다. 이밖에 경영상 해고 대상자 193명의 취업규칙 준수와 성실근무 조건, 노사평화공동선언문 등에도 합의했다.
당초 노조는 '기본급 10% 삭감, 상여금 200% 반납', 회사는 '기본급 15% 삭감, 상여금 200% 삭감'을 각각 제시했다. 노조가 워크아웃 기간 중 5% 추가 반납의 형식으로 기본급 부문을 양보하는 대신 회사는 상여금 '삭감'이 아닌 '반납'을 받아들이며 한발씩 물러섰다.
이로써 노조는 전면파업을 중지하고 모두 생산현장에 복귀했다. 노조는 내주 조합원 설명회와 찬반투표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합의로 워크아웃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채권단의 긴급 자금지원을 통해 직원들의 체불 급여와 협력업체 납품대금을 지급하고 원자재를 구입, 공장가동도 정상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곧 채권단과 기업개선약정 체결을 위한 협의에도 들어간다.
금호타이어는 특히 제조원가를 동종업계 수준으로 낮추고 생산성 향상 및 전문 도급제 도입으로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황동진 금호타이어 사측 협상대표(부사장)는 "그동안 연례적 파업 등 노사협력이 부족해 고객 신뢰도가 다소 낮았다"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합의한 만큼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극적 타결이 가능했던 것은 공멸을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 만일 전면파업이 이어지고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는 극한 대립이 계속됐다면 채권단은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77일간 계속된 쌍용차 점거파업 사태가 노사 양측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선례가 '학습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0일과 이날 새벽 각각 결렬선언이 나왔음에도 노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간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워크아웃 기업이 노사 자율적 합의로 정리해고를 피하고 생산성 향상, 임금삭감 방안을 마련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다만 시장의 신뢰가 적지 않게 떨어진 만큼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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