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반도체' 부활은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0.04.01 13:08

르네사스-NEC 통합업체 출범, 삼성·인텔에 도전장.."성공 쉽지 않다"

'일장기(히노마루) 반도체'. 2000년대초 반도체 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인텔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의 일부 반도체회사들이 연합을 시도했던 '일장기 구상'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삼성전자와 인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일본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앞서 통합 엘피다가 시도했지만 못 이룬 꿈의 실현이다.

일본 반도체 업계 2~3위 업체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NEC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해 만든 새 회사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1일 공식 출범한 것.

이 회사의 단순 합산시 매출은 약 113억 달러로 규모에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업체이다.

일 경제지 후지산케이비즈니스는 이 회사가 과감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며 '일장기 반도체'의 '복권'을 향해 첫 출항을 했다고 보도했다.

◇삼성과 차별화, 전문성으로 해외시장 공략=이 회사는 삼성전자, 인텔과는 다른 노선을 추구하고 전문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있지만 다른 경쟁 업체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야스시 아카오 사장의 취임일성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해외시장, 그 가운데 중국시장을 공략하는데 중점을 뒀다.


중국시장에서 MCU 점유율은 2%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현지 공장의 생산력을 증강시켜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3년 내로 해외시장 매출을 6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에 따라 이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을 서두를 방침이다.

◇중복 투자 정리 등 쉽지 않을 순항=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도전을 지켜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냉담한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사의 앞에는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이 이 회사 제품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외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일본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성과 아울러 사업 중복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직원 수가 4만7000명에 이르고 공장 수도 국내외에 30여개나 돼 덩치가 지나치게 크다. 따라서 우선 중복된 기술과 제품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조기 흑자 전환이야말로 당면한 과제다. 합병 이전의 두 회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를 냈다. 지난해 실적은 500억엔 전후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비용 절감 등의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컨설팅회사 가트너재팬의 시미즈 히로유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가격 경쟁뿐 아니라 제품 성능 면에서도 차별화가 핵심"이라며 "글로벌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아울러 기술 개발 및 향상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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