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김중수 효과? 환율 나흘만에 반등

김창익 기자, 김지민 정진우 기자 | 2010.03.31 11:22
최중경-김중수 효과인가.

31일 환율이 나흘 만에 반등했다. 공교롭게 고환율 정책 실패로 물러났던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경제수석에 내정된 바로 다음 날이다.

최중경 전 차관의 컴백은 MB(이명박) 정권 초기 강만수-최중경-김중수로 이어지는 이른바 7-4-7(7% 성장, 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대국) 라인의 부활로 읽히고 있다.

최 전 차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출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경제를 살리자며 무리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정책 실패로 경질됐던 인물이다.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물러났던 김중수 당시 경제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은 총재 임명장을 받았다.

7-4-7 라인이 정부와 통화당국을 장악한 것이다.

김 신임 총재의 임명이 출구전략 시기를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성태 총재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란 점을 감안하면 김 총재도 당분간 고성장에 방점을 찍고 통화정책을 이끌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김 신임 총재가 29일 귀국 일성으로 "시장이 생각하는 것과 실제의 나는 다르다"고 했지만, 임명권자(MB)의 의중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통화당국이 고성장 정책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저금리-고환율 정책 믹스를 구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 공조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교롭게 최중경 경제수석 내정자가 중요시했던 경상수지가 지난 1월 6억3000만 달러 적자, 2월 1억6000만 달러 소폭 흑자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새 경제정책 라인이 환율 하락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최중경-김중수의 정책라인 컴백이 원/달러 환율을 상당히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딜러는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고, 원화 강세 추세가 아니냐는 분석이 대세였다"며 "색깔이 뚜렷한 최중경 전 차관의 경제수석 내정설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지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딜러도 "(최중경 전 차관의 복귀는) 외환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정부가 환율 정책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펀더멘털 자체가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하락 속도가 늦어지거나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오른 1132.0원에 출발한 뒤 한 때 1135.0원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호주달러 강세로 원화가 동방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면서 환율이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환율 지지자인 최중경 전 차관이 경제수석에 내정되고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1130원대를 지지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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