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km/h이하 '전기차' 도로주행허용, 문제는?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 2010.03.30 17:11

업계, 보조금 등 지원안 촉구… 지자체별 통일된 규정마련 필요

↑CT&T 전기차 '이존'
국내서도 60km/h이하의 저속전기차가 운행할 수 있는 법규가 30일 처음으로 발효되면서 전기차 개발업체들이 환영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춘건 전기차산업협회장은 30일 "CT&T와 AD모터스 등 60km/h이하의 저속전기차를 개발하는 4~5개 업체가 올해 안으로 도로 주행을 할 예정"이라며 "일반 완성차 중심의 고속전기차뿐만아니라 저속전기차에 대해서도 정부가 보조금 등 관련 지원안을 하루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전기차 구매자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별로 많게는 1000만~1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 보조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했으며, 저속전기차를 제외한 현대차 등이 개발 중인 풀스피드 전기차에만 향후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저속전기차 업체인 CT&T 이영기 대표는 "정부가 미국과 일본, 중국 정도로만 지원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며 "풀스피드 전기차들이 국내에 제대로 상용화되려면 300볼트 이상의 고전압과 안전성, 충전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들은 전기차의 인프라구축과 보험 등 실질적인 도로운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제반사항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차 구매시 세금면제, 혼잡통행료나 공영주차장 이용감면 등 일반 소비자들도 구매욕을 일으킬 수 있는 제도를 단계별로 실시해나갈 방침이다.

저속전기차 개발업체들은 현재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전기차를 사기엔 가격(평균 1500만~2000만원)이 경차에 비해 비싸고 세금혜택도 경차와 동일하기 때문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신 올해는 지자체와 관공서, 업무배달용 자영업자와 대학, 연구소, 도서지역 등에 우선 보급해 테스트해볼 예정이다.

또 다른 저속전기차 개발업체인 AD모터스 관계자는 "서울시와 각 지자체가 전기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를 협의해 곧 고지할 예정이지만, 수원에서 전기차를 운행하다가 옆 지자체인 화성으로 넘어갔을 경우 통일적인 기준이 없으면 전기차 운전자는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회장은 "보조금 이외에도 전기차의 도로지정, 충전소건립계획, 보험 등 정부의 인프라구축 계획이 전반적으로 늦고 미흡하다"며 "이스라엘도 최근 2012년까지 완속충전기 50만개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CT&T 전기차 '이존'의 실내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저속전기차의 안전성과 성능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전기차를 처음으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로 분류했기 때문에 기존 완성차와 달리 정, 측, 후면 충돌테스트가 아닌 정면 충돌테스트만 통과하면 판매할 수 있게 예외적인 규정을 만들었다. 또한 경량화를 위해 차체를 철판이 아닌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나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보다 강성이 약하다.

이외에도 납축전지나 리튬이온을 사용하고 있는 저속전기차가 경사로를 오를 때 속도를 높일 경우 전기소비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심한 경사로 같은 경우에는 차가 멈출 수도 있고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이영기 대표는 "우리는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면 및 측면 충돌테스트도 무난히 통과했다"며 "FRP 재질이 차체강성을 좌우한다기 보다는 차체프레임이 더 중요한데, 우리는 고강도의 알루미늄 차체프레임을 적용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저속전기차는 최고속도 60km이내, 차량 총중량 1361kg(배터리 포함)를 초과하지 않는 차를 말한다. CT&T사와 AD모터스 등이 저속전기차를 주력으로 개발 중이며, 기존 완성차를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는 레오모터스, 삼양옵틱스와 같은 업체들은 비교적 고속을 낼 수 있는 전기차를 수입ㆍ판매하는 회사다.

현대차와 닛산, GM 등 완성차업체들은 일반 완성차와 같은 속도로 거의 주행할 수 있는 풀스피드(고속) 전기차량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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