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 "시간이 얼마 없다"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 2010.03.29 23:57

알려진 최대생존시간에 가까워지자 실종자 가족들 민감한 반응 쏟아내…

지난 26일 오후 서해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지 나흘째인 29일,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는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크고 작은 소동이 연이어 일어났다.

가장 먼저 일어난 소동은 27일 백령도로 향했던 실종자 가족 66명이 속초함을 타고 평택 2함대 사령부로 복귀했던 7시 30분경부터다. 함대 사령부 측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바로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들을 수 있도록 간이 브리핑을 준비했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가 채 몇 줄을 읽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들의 분노가 쏟아져 나왔다. 일부 가족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뭐하러 말하는 것이냐"며 해군이 준비한 상황판을 무너뜨렸다.

이어 실종된 임재엽 하사의 친구 홍웅(26)씨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현장상황을 전달키 위해 방문했을 때, 사령관실 항의방문, 군이 체육관 옆 연병장에 설치해 놓은 텐트를 확인했을 때도 실종자 가족들은 격양된 반응을 쏟아내며 군 관계자와 충돌했다.

홍씨의 방문 당시에는 군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이던 실종자 가족 2명이 실신해 치료 시설로 옮겨졌으며 사령관실 항의 방문 시 실종자 가족을 막으러 나온 군 장병과 몸싸움을 벌이던 한 실종자 가족은 어깨에 부상을 당했다.

그는 "천안함 침몰 사고가 있기 얼마전 어깨부위에 신경접합술을 시술 받았다"며 "사령부 방문 때 군장병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다시 다쳤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겠냐는 질문에는 "해군이 하는 일을 지켜봐야한다"며 사령부를 벗어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 실종자 관계자는 천안함 함미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의 최대 생존시간이 최대 69시간이라는 소식과 관련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실종자 역시 "어부들도 배가 침몰한다면 사고지역에 표식을 남기는 것이 기본이다"면서 "당국은 초동 대응을 어떻게 했길래 함미를 찾는데 이틀이나 시간을 허비했나"고 말해 초조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백령도 인근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군 당국은 이날 오후 9시 30분경 잠수도 3조의 철수를 마지막으로 수색작업을 종료했다. 당국은 30일 오전 2시경 해상상황을 지켜본 뒤 다시 수중에 수색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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