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발~침몰까지 '긴박했던 3시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3.29 17:44

김태영 국방장관, 천안함 함장 증언 토대로 재구성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장관의 설명과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의 증언을 토대로 '천안함' 폭발 당시부터 침몰까지 3시간 동안을 재구성했다.

김 장관과 최 함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25분쯤 백령도에서 남서쪽으로 1.8km 지점을 항해하고 있던 1200톤급 초계함 천안함은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기울어졌다.

엔진이 정지되고 함정 내 전력이 끊기면서 천안함 내부는 축전지로 가동되는 비상등을 제외한 모든 전원이 끊겼다. 한치 앞을 구분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천안함은 빠른 속도로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졌다. 실종자 가족 설명회에 나온 한 상사는 "야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흔들리더니 정전이 됐고 몸이 10㎝가량 튀어 올랐다"며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최 함장은 사고 직전 함내 당직상태를 점검하고 함장실로 돌아와 이튿날인 28일 작전계획을 점검하고 있었다. 폭발 충격으로 쓰러진 최 함장이 정신을 차렸을 때 천안함은 이미 기울어 출입구가 천장에 있었다.

최 함장이 밖에 있던 사병들의 도움으로 망치로 문을 깨 함장실 밖으로 나왔을 때 천안함 뒤편은 이미 수심 23m 바다 밑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최 함장은 "자욱한 연기와 함께 기름 냄새가 풍겼다"고 말했다.

함내 전원이 끊기면서 천안함 내 18대의 통신시설은 축전기로 작동하는 5대의 통신기를 제외하고 무용지물이 됐다. 최 함장은 일단 휴대전화기로 사고 소식을 상급부대에 보고한 뒤 축전지로 가동되는 이동식 비상용 무전기인 'PRC-999K'로 백령도 중개소를 통해 2함대사령부와 교신했다.

최 함장은 작전회의 등을 위해 함교에 모여 있던 다른 장교들과 승조원에게 퇴함 명령을 내리고 탈출·구조작업을 시작했다. 9시50분쯤 로프를 이용해 선체에 갇힌 병사들을 끌어내는 동안 선체의 60%가 바다 속에 잠겼다.


보고를 받은 해군 2함대에선 고속정 4척을 급파하는 동시에 해양경찰청에 지원을 요청했다. 해군 고속정 2척이 9시58분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 최 함장을 포함한 58명이 뱃머리 쪽에 올라 있었다.

해군 고속정이 3m에 달하는 파도에 천안함에 접근하지 못하는 동안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북쪽의 미상 타킷을 향해 76mm 함포로 경고사격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군은 미확인 타깃이 새떼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밤10시15분 해경 소속 500톤급 경비함정 '501함'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9시33분쯤 해군 2함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지 50여분 만이었다. 해경은 도착 즉시 501함에 탑재된 10인승 고무보트 2대를 이용해 승조원 구조작업에 나섰다.

구조 작업이 계속된 2시간여 동안 발사된 5000여발의 조명탄 불빛은 백령도에서도 보였다. 자정을 넘어 천안함 승조원 58명은 해경 선박과 헬기 등을 이용해 구조됐다. 29일 현재 집계된 실종자 46명은 일찌감치 바다 밑으로 사라진 함미 부분에 갇혔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 뒤 2시간30여분이 지난 27일 새벽 0시4분쯤 천안함은 뒤집힌 상태로 사실상 침몰됐다. 이후 함수 밑 부분이 수면에 약간 드러나 있었지만 이날 정오쯤 완전히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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