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세계2위 GSK와 합작 추진

더벨 박준식 기자 | 2010.03.29 09:40

GSK, 동아제약 신주 9.9% 취득..별도 사업부 설립 검토

더벨|이 기사는 03월28일(19: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이 글로벌 2위 기업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Plc. 이하 GSK)과 지분 참여를 통한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연쇄적인 인수합병(M&A) 등 국내 제약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최근 GSK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신주발행 유상증자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 신주를 발행해 GSK가 동아제약 지분 9.9% 가량을 취득하는 방식이며, 이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자본투자가 이뤄진다.



이 거래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으나 △신주 발행 규모와 가격 △합작사 설립의 형식 및 주도권 등을 놓고 양사가 줄다리기를 펼쳐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근 정부 당국이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을 척결하기 위한 시정조치와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거래는 한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은 그러나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업계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최근 적극적인 모습으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최근 수차례의 접촉을 통해 밑그림 합의(Dratf)에 이르렀고 늦어도 한 달 내에는 거래계약을 완료할 전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SK는 이번 지분 참여를 통해 동아제약 내에 글락소비즈니스유니트(GBU)라는 신 사업부를 설립할 방침이다. 강신호 회장(특수 관계인 포함)에 이어 2대 주주가 되는 조건으로 병·의원 영업(Medical Representative)에 필요한 조인트벤처 사업부를 발족하려는 계획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약품 단가 인하와 리베이트 등의 문제로 성장성을 의심받아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10% 이상의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30% △2008년 32.7% △2009년 33%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GSK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시장의 성장과는 반대로 2006년(28.5%)을 정점으로 점유율이 후퇴 국면에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종합병원 이외의 병·의원급 영업에 취약해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GSK는 이번 제휴를 통해 다국적 제약사로서 한국 시장에서 갖는 열세를 해소하고 시장점유율 확대와 영업 전략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 1위 기업인 동아제약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병·의원 영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일본과 중국 등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주요 거점을 마련하는 의미가 크다.

동아제약 역시 이번 거래가 성공할 경우 국내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단점을 극복할 기회를 갖게 된다. GSK가 가진 오리지널 약품의 판권계약 등을 확대해 국내외 매출 밸런스를 균형 있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GSK가 2대 주주로 참여할 경우 그동안 대주주인 강신호 회장의 낮은 지분율(5.29%)로 인해 불거졌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양사의 제휴가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사들은 그동안 복제약(Generic)을 생산하거나 해외 제약회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신약개발에 소홀하다 최근 점진적인 개방으로 인해 마진이 줄고 생존이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선두 회사가 해외 대형사와 합작으로 영업에 나선다면 수십 개사가 난립한 업계의 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은 국내 1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불안의 문제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GSK와 이번 거래에 성공할 경우 사업 확대나 경영권 안정 등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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