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폭발' '피격'… 천안함 '5대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3.28 17:33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1200톤급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지 28일로 3일째에 접어들었지만 폭발 원인 등 침몰 과정을 둘러싸고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침몰 전후 정황을 단서로 암초 충돌, 내부 폭발, 어뢰 피격 등 각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를 반박하는 생존자나 외부 인사들의 발언이 쏟아져 원인 규명에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급속한 침몰 속도에 대한 의문과 함께 폭발 직후 생존자 구조 과정에서 해군의 부실한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8일 군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천안함은 강력한 폭발로 두 동강이 나 침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폭발 원인에 대해서는 군 당국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군 당국은 폭발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내부 폭발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사고지점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10∼12km 정도 떨어져 있어 북한 함정이 있었다면 발각되기 쉽고 이 해역의 수심이 20m 안팎이어서 잠수정의 활동도 제한되기 때문. 사고 전후로 한미 당국의 정보망에도 북한의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조사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사고가 북한에 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전언은 선체 결함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 실종자의 부인은 "남편이 '배에 물이 새 3번 수리를 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실종자 부모도 "우리 아들도 휴가 나와서 배가 오래돼 물이 샌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천안함은 1989년에 건조돼 노후도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지적이다.

천안함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2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천안함에 보관된 탄약에 TNT(고성능 폭약)를 장착해 터뜨린다면 (탄약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의혹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내부 폭발보다 피격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모습이다.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실종자 가족들이 배의 수리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폭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 기름 냄새가 났다"고 말해 의도적인 폭파 가능성도 부인했다. 일부 생존 장교와 부사관들은 "침몰은 내부 폭발이나 암초에 부딪혀서가 아니라 외부피격이라 생각 한다"고 주장했다.

폭발 원인과 함께 폭발 발생 직후 선체 침몰과 생존자 구조 과정도 정부와 군 당국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군 당국은 천안함이 폭발한 이후 20여 분만에 전 구역의 60%가 침수돼 선박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시 함정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100여 개의 격실 구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파손되면서 바닷물이 급격히 유입돼 격실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26일 9시30분 폭발이 일어나고 최 함장은 바로 사고 소식을 휴대전화로 육상에 알렸다. 그러나 천안함 승조원 58명이 구조된 것은 70여 분이 흐른 10시40분이었고 구조 주체도 해군이 아닌 해경이었다.

이 때문에 해군이 초동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실종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사고 당시 높은 파고 때문에 다른 함정들이 구조 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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