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실종자 가족 반발에 평택 2함대 취재진 출입허용

류철호 기자, 평택(경기)=정영일 기자 | 2010.03.27 16:58

총구 겨누며 진입 막기도‥언론 공식브리핑 실시 검토

언론의 출입을 전면통제했던 해군 2함대사령부가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반발로 취재진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2함대사령부는 27일 오후 생존자들이 부대로 복귀한 이후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25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사령부 예비군훈련장 내 강당에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실시했으나 취재진들의 출입은 일절 막았다.

그러나 브리핑이 끝난 오후 4시20분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사령부 정문을 막아선 헌병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바리케이드를 치웠고 부대 앞에서 대기 중이던 100여명의 언론사 취재진들이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헌병들은 실종자 가족들과 취재진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진입을 막았으나 실종자 가족들이 "우리도 죽이라"며 격렬히 항의하자 현장 지휘관들이 나서 상황을 진정시켰다.

이에 따라 당초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은 국방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언론 취재를 막았던 2함대사령부는 공식브리핑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실종자 가족은 "생존자가 나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실종자 가족들의)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브리핑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나선 한 장교는 "천안함 침몰 원인은 선내 폭발이나 암초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교는 브리핑에서 "갑자기 선미 쪽에서 '펑'하는 소리가 나 확인해보니 배의 절반가량이 이미 물속에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나선 또 다른 생존자도 "선박 지하에 있다가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정전이 돼 손전등을 이용해 상부갑판으로 올라갔다"며 "상부갑판으로 올라가보니 병사들이 바다에 빠진 동료들을 밧줄로 구조하고 있었고 선미는 이미 물속에 잠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고 실종자 가족들은 전했다.

이날 브리핑이 실시된 예비군훈련장은 군 당국의 대처에 불만을 가진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치면서 한때 아수라장이 됐으며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오열 끝에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한편 2함대사령부는 28일 오전 1시 실종자 가족 대표들과 함께 백령도로 이동해 수색작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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