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르포②]대구, 양도세 감면도 무용지물

김수홍 MTN기자 | 2010.03.26 11:34
< 앵커멘트 >
지방의 경우 미분양 사정은 더욱 심각하죠? 비수도권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지역은 분양가를 깎아줘도, 세금을 깎아줘도 미분양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홍 기자가 대구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대구 시내 고급 주상복합 아파틉니다. 이번 달까지가 입주기간인데 아직 3분의 1 정도밖에 입주를 하지 못했습니다.

절반가량은 여전히 미분양 상탭니다.

천4백 가구 또 다른 아파트단지. 밤이 되자 미분양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중소형 아파트는 그나마 훤하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한 동에 불을 켠 집이 한 손에 꼽을 정돕니다.

분양가를 10% 할인해줘도 입주 1년 넘게 절반 이상 미분양입니다. 정부의 양도세 감면 연장 조치도 미분양 해소에 별 도움이 못 됩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57평이 분양가가 7억 4천만 원이거든요. 여기 55평은 3억 주면 사는데.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것은 투자로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내가 사는 사람은 상관이 없잖아요”

대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건설사를 비난하는 입주민들의 현수막이 단지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10% 가량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분양하면서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가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폭에 비례해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깎아주도록 미분양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처럼 건설업체들은 기존 계약자들 때문에 할인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분양업체 관계자
“예전엔 본사에서 데모도 했었는데. 저희가 그렇다고 보상을 안 해준 것도 아니고 다 해줬어요. 어느 정도까지 지원도 해주고 했는데 그것은 보이지도 않는 거죠”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만6천 가구로 경기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특히 60% 이상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입니다.

특히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초과 중대형이 미분양의 66%나 됩니다. 이렇다보니 미분양 홍수 속에도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난을 빚는 기현상도 빚어집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5제곱미터형이 할인된 분양가로 2억 7백만 원인데, 전셋값은 1억 5천만 원입니다.

이 때문에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조차 공공분양 아파트를 전세분양 형태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한현림 / LH 대구경북지역본부 과장
"부동산 가격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현재 대구 지역에서는 부동산 취득하는 자체를 많이 꺼려하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2년 동안 살아보고 그 이후에 내집마련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방법으로 분양하게 됐습니다"

대구에선 올해 만 가구 정도 신규분양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은 줄긴 커녕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이진우 /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장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에 나온 대책들이 미분양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까 신규 분양에 대해서는 또 다른 미분양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 3년 만에 대구지역엔 굳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주택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정서가 뿌리 깊게 박혀 미분양 해소는 난망해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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