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카메라 렌즈 교체 막는 환율..뭐야?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0.03.27 16:55

[금융과 놀자!]은행아! 놀자③ '환율의 모든 것'

지난해 초 겨울휴가 때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직장인 A씨. 하지만 마지막 확정단계에서 목적지를 제주도로 바꿨다. 이 때 주부 B씨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아들에게 송금을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C씨 역시 카메라 렌즈를 바꾸려다 1달 만에 50% 가까이 뛴 가격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모든 것이 다 환율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오르면서, 일상생활의 사소한 부분까지 흔들렸다. 도대체 환율이 무엇이길래….

◇"환율이 뭐야?" = 환율은 다른 종류의 돈(예를 들면 미국 달러와 우리나라의 원화)을 바꿀 때의 교환비율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달러 등 외국 돈을 살 때의 가격이라고 보면 된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라면, 1달러의 가격은 1100원이다.

그런데 환율은 매 순간 변한다. 달러 등 외환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입장에서도 원화를 많이 찾을 때가 있고, 원화가 별로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생각하면 된다.

달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환율이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환율이 하락한다. 원화의 가치(혹은 가격)가 오르면 환율이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환율이 오른다.

◇환율이 바뀌면… = 환율 변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외로 크다. 우선 환율이 오르면 수입하는 물건의 가격이 올라간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미국에서 10달러짜리 물건을 수입하려면 1만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환율이 2000원으로 오르면 이 물건의 한국 가격은 2만원이 된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 갈 때 드는 비용도 늘어난다. 미국 여행을 위해 1000달러가 필요하다고 하자. 환율이 달러 당 1000원이면 100만원을 환전하면 된다. 그런데 환율이 2000원으로 오르면 200만원을 환전해야 1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환율이 내리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수입제품의 가격은 싸지고, 환전 이후 손에 쥘 수 있는 외환도 늘어난다.

그렇다면 환율이 낮을 수록 좋을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수출에 타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은 1만원짜리 상품을 만들어 수출한다. 환율이 달러 당 1000원일 때, 상품은 개당 10달러다. 그런데 환율이 내려 달러 당 500원이 되면, 상품 가격은 개당 20달러가 된다. 가격이 비싸지면 미국 소비자들이 굳이 한국 상품을 사지 않는다. 수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는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환율이 안 바뀌면 안 될까?" = 결국 환율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환율은 끊임없이 변한다.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들이 계속 작동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환율변동을 시장에 맡기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쓰고 있다.

환율이 변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앞서 설명했던 특정 국가의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다. 이 수요와 공급은 그 국가의 물가, 생산성, 경제 성장률 등에 따라 움직인다.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전망도 환율 변동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증시가 앞으로 상승할 것 같다면 국내 투자자 외에 해외 투자자들도 국내 주식을 사고 싶어 할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려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나 유로를 우리나라의 원화로 바꿔서 투자를 해야 한다. 원화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고, 이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대로 국내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 해외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식을 팔아서 받은 돈 중 일부를 자기나라 돈으로 바꿀 것이다. 이런 경우 환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심리적인 요인이나 각종 뉴스 등에 의해 환율이 출렁이기도 한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우리나라 원화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나 환율이 오른다. 또 특정 세력이 달러를 한꺼번에 사면, 다른 거래자들도 달러를 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는 경우도 있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환율에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일시적으로 환율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환율변동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직접 외환거래에 뛰어들어 환율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담당자가 환율 움직임에 대한 입장이나 견해를 밝혀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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