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2년만에 전격 경영복귀 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10.03.24 10:29

'토요타 사태'로 위기감...한달 심사숙고끝 결정

이건희 전 삼성 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에 전격적으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CES) 후 귀국하는 자리에서 경영복귀를 묻는 질문에 "생각 중"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지난 3월 고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행사장에서는 "삼성이 약해지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4월 경영쇄신안 발표 후 2년만에 전격적으로 이 회장의 복귀가 결정된 배경에는 토요타 등 글로벌 톱 기업들이 위기에 접어든 데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은 24일 "이건희 전 회장이 이날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논의했으며,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같은 사장단협의회의 건의문을 작성해 이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달간의 장고 끝에 이 전 회장은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를 결심하는 자리에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한 후 회장직 복귀를 결정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2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이 회장의 지위는 삼성전자 회장이며, 사내 등기임원의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총회 등을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 이인용 삼성 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24일 기자 브리핑에서 "명예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이며 삼성전자 본관에 회장실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더라도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대신 큰 그림에서의 결정만을 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IOC 위원활동과 관련 삼성 관계자는 삼성경영 복귀와 관계없이 IOC 위원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활동도 계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이 회장을 보좌할 조직과 관련 전략기획실의 복구가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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