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코란도C' 출시 승부수, 자금지원 될까?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03.30 18:06

자금지원 M&A 이전 vs 이후 입장차 여전

쌍용자동차가 오는 7월 코란도C(프로젝트명 C200)를 출시하기로 함에 따라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산은은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난다면 자금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자금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에 아직 변화가 없다. 반면 자금지원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야만 원활한 인수합병(M&A)이 가능하고 헐값 매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쌍용차의 판단이다.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인 셈이다.

◇자금지원 M&A 이전 or 이후?
현재 겉으로 드러난 입장 차이는 자금지원 시점이다. 민유성 산은 회장은 쌍용차 자금지원과 관련해 “인수협상자가 나타나면 인수협상자와 협의해서 자금지원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산은 입장에서는 법정관리 상태인 기업에게 대출을 해 줬다가 나중에 그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논란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이 때문에 M&A라는 명백한 지원 이유를 쌍용차에 요구하고 있는 것.

민 회장이 최근 한나라당 원희철 의원과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과 만난 자리에서 “국책은행으로서 갖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쌍용차가 졸속 매각 혹은 헐값 매각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금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쌍용차를 인수했다 4년 3개월여 만에 발을 뺀 상하이기차(SAIC)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회사부터 정상화 시킨 다음에 M&A를 추진해야 한다”며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M&A를 서두르다 보면 제대로 된 주인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M&A 전문가들 역시 “좋은 곳에 시집을 보내려면 피부관리나 화장도 해야 한다”며 “자동차 산업이 격변기로 접어든 지금 상황에서 쌍용차를 지금 상태로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상화가 먼저 이뤄지면 더 많은 회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고 이는 매각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신속한 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쌍용차와 자동차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매각’에 방점을 찍고 있다.


◇ C200 오해와 진실은
쌍용차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C200을 바라보는 시각차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산은은 신차 출시는 인수자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면 쌍용차는 정상화를 위해 C200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쌍용차에 C200 개발 중단을 여러 차례 권고했다"면서 "오히려 신차 개발은 인수 주체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를 최대한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은의 내부 분위기는 M&A 이전에 자금지원이 이뤄지면 그 자금이 신차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C200은 올 6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개발을 끝낸 상황”이라며 “이미 협력업체들도 C200에 들어갈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개발이 끝난 만큼 대규모 자금이 C200 개발에 투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이 부품생산에 필요한 설비투자를 이미 끝낸 상황이어서 C200 출시가 늦어질수록 협력업체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C200 출시 지연은 쌍용차의 회생계획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원에서 인가된 회생계획안 자체가 신차 출시를 전제로 마련된 때문이다.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 쌍용차의 기업가치는 물론 현금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가 중재 역할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산은이 독자적으로 자금지원을 결정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고 쌍용차 역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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