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008년 9월부터 1년간 중소기업에 총 10조8000억 원을 대출해 전년보다 3조8000억 원을 더 빌려줬다. 하지만 연체율은 1.19%에서 0.72%로 크게 하락했다. 통상 대출이 늘어나고 위기 상황일 경우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과 정반대 성과를 낸 것이다.
2008년 9월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대형 시중은행은 대출을 크게 줄였지만 기업은행은 오히려 55% 늘렸다. 은행권 대출규모가 18조원이었고 기업은행은 10조8000억 원을 지원,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 시기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 대출이 나가고 통상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중소기업 부문의 하락폭이 컸다. 2008년 중소기업 연체율은 1.35%였지만 1년이 지난 후 0.81%로 0.54%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부문 하락폭 0.08%포인트(0.33%→0.25%)와 7배나 차이난다.
기업은행의 여신관리 시스템인 '중간점검 제도(Watchlist 점검)'은 정상 거래중인 기업에 대한 이상 징후를 수시로 추출하고 전담 심사역에 의한 밀착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2008년 이전엔 주로 부실화 이후 채권회수 극대화를 목적으로 사후관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으로 거래 고객의 신용위험 변동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여신에 대한 평가 관리가 확실했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기업은행은 약 1년간 총 1만2335개 기업에 대해 여신실행 이후의 신용위험 변동여부를 점검했다.
또 2008년 9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차입금 과다 △유형자산 과다 증가 △당좌교환 급증기업 등에 대한 정밀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20%로 전년 대비 0.23%포인트 낮아졌다. 자산건전성 개선에 힘입어 대손충당금 전입 액도 1조17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통상 여신을 늘리면 늘릴수록 연체율이 증가해 시중은행들의 고민이 많다"며 "기업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평소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나름 연체관리를 잘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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