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기아차 "어… 현대차랑 많이 다르네"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03.19 11:16
지난 12일 현대자동차에 이어 19일 기아자동차의 주주총회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기아차 주총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정문 입구에는 50여 명의 직원들이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었고 사옥 입구에도 20여 명의 직원들이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현대차 주총 때는 보안요원들만 배치돼 평상시와 다름없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이 같은 철통 보안 때문에 주총에 참석한 일부 주주들은 ‘오늘 무슨 일이 있냐’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보안을 강화한 것은 혹시 있을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과거 일부 노조원들이 주총장이나 신차 발표회장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한 전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총장 안의 분위기는 현대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9시 정각에 주총이 시작됐고 1호 안건인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등이 주주들의 동의로 원안 통과됐다. 기아차가 지난해 1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데다 주당 250원의 현금배당까지 이뤄진 탓이다.

주총에 참석한 박희명 주주는 “당기순이익 규모에 비해 배당이 너무 적은 감이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만족한다. 올해는 흑자 규모를 늘려서 더 많은 배당을 해 달라”며 동의 의사를 밝혔다.


부드럽게 진행되던 주총은 박재홍 우리사주조합장이 발언권을 요청하면서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 조합장은 “지난해 디자인 경영 성공과 임직원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의 흑자를 달성했다”며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하고 철저한 품질 관리를 위해서도 해외에서 보편화된 무상주를 직원들에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총 의장을 맡은 정성은 기아차 대표이사 부회장은 “무상주 관련 제안은 잘 들었고 향후 경영활동에 참고하겠다”며 “품질 관리는 현장 구성원들의 합치된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만큼 우리사주조합도 잘 협조해 달라”고 답변했다.

잠깐의 긴장감을 뒤로 하고 나머지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주총장 밖의 경직된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주총은 시작 35분 만에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과 4년 만의 현금배당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던 점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진정한 글로벌 선두업체는 단순히 실적만 뛰어난 회사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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