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S 최대주주 CT&T에 사전 투자 "불공정 의혹"

여한구.신희은 기자 | 2010.03.17 10:03

튜브투자, 양사에 거액 투자… 거래소, '사전 공모' 여부 조사

코스닥시장의 '뜨거운 감자' 였던 전기차 제조업체 CT&T가 IT제조업체 CMS에 흡수돼 우회상장될 예정인 가운데 CMS와 CT&T 양쪽에 같은 사모투자회사가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CT&T가 CMS를 통해 우회 상장할 것을 사전에 알고 있던 투자회사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챙긴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튜브사모투자전문회사 제2호(튜브2호)는 전날 CMS 주식의 15.15%(1203만7053주)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튜브 2호는 지난 10일 실권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998만4131주를 사들인데 이어 12일에는 장외매매를 통해 205만2922주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튜브 2호가 CMS 주식 취즉에 들인 비용은 88억9200여만원이다.

CMS는 CT&T 합병 발표 하루 전인 15일에는 이영기 CT&T 대표와 최대주주인 튜브2호를 대상으로 19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키로 결정한 바 있다.

튜브측(튜브인베스트먼트)은 지난해 12월에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함께 CT&T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투자규모는 100~2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T&T 관계자는 "튜브 측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튜브사모투자전문회사는 튜브1호를 통해 과거에도 바이오 기업인 차바이오앤을 디오스텍과 합병하면서 우회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회사다.

증시관계자들은 튜브 측이 CMS를 통한 CT&T의 우회상장을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CMS는 CT&T 합병 발표가 나기 전임에도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상승행진을 이어갔으며 그중 5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일 595원이었던 주가는 합병 당일에는 1295원까지 치솟았으며 시장에서는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회상장할 회사를 지정해놓고 주가를 부양시킨뒤 합병후 우회상장을 통해 다시 주가를 올려 차익을 챙기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CT&T와의 합병이 공개되기 이전부터 CMS의 주가가 상승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회사의 지분 매매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명백히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매매에 해당한다는게 증시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CMS의 CT&T 흡수 과정에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 중인 가운데 CT&T와 CMS, 튜브측과의 '사전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를 조종했는지는 구체적인 조사와 함께 법률적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라며 "법률적인 문제가 있는지는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T&T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30개가 넘는 기업으로부터 우회상장에 관련된 제안을 받았지만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었다"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우회상장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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