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가 본 전기車 "아직 차라고 보기엔…"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10.03.16 15:13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실적 가시화 이르다

전기차 업체 CT&T가 CMS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면서 최근 증시를 뜨겁게 달구던 전기차 테마가 또 한 번 관심을 받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녹색 성장'에는 딱 들어맞지만 주행 속도 시속 60킬로미터, 전기 충전소 하나 갖춰지지 않는 전기차를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동차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친환경·고효율' 자동차는 맞지만 전기차로 가시적인 실적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로 주행 자체가 불법이었던 전기차가 이달 말부터 제도적으로 허용됐다는 점에선 호재지만 '메인 카'로 보는 건 먼 얘기"라며 "'서브 카' 개념에서 자전거와 스쿠터와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현대차가 12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지만 빨라도 2015년이 돼야 매출로 실현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도 "완성차업체에서 전기차 시범 모델은 이미 나왔고 양산 모델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본 미쓰비시가 지난해 7월 양산 모델로는 처음으로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전기차가 보다 현실화됐지만 자동차산업 중심으로 부각되긴 이르다"고 꼬집었다.

조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난해 LPG용 하이브리드카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올해 북미 시장을 겨냥한 가솔린용 하이브리드카가 나올 예정"이라며 "전반적으로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카가 더 빠르게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전기차를 진정한 '차'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속도라면 일반 자동차의 주행을 방해할 수 밖에 없을 뿐 더러 충돌시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할 만한 장치도 없다.

무엇보다 전기 충전소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은 전기차의 실용화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다.

고 연구원은 "차고가 있는 개인주택 거주자라면 모를까 아파트 거주자가 전기차를 충전하긴 쉽지 않다"며 "현 시점에 나온 전기차는 실용성 측면에서 널리 보급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알려진 CT&T의 전기차 가격은 대당 1500만원에서 2000만원선. 남 연구원은 "현재 중소업체가 말하는 전기차는 골프카를 개조한 수준인데 소나타 한 대 값과 맞먹는 정도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저속도 전기차를 선호하는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동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용화를 위한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변종'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