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외국인 행장 '3인 3색', 내실은 일치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3.16 11:36

팰런·웨커·클레인 개성 제각각..키워드는 '내실'

7년 전인 2003년 8월 27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부터 외환은행 직원들은 7년 째 '파란 눈' 행장과 한 배를 타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해 8917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면서 은행권 2위로 우뚝 올라선 배경에 이들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외국인 행장들이지만 은행경영에서만큼은 '내실'이라는 키워드 하나를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팰런(Robert Fallon) 전 외환은행장, 리처드 웨커(Richard Wacker) 전 외환은행장, 래리 클레인(Larry A. Klane) 현 외환은행장.

◇로버트 팰런(Robert Fallon)="한국은 자긍심과 일에 대한 열정이 존경스러운 나라입니다." 팰런 전 행장의 2004년 취임 당시 일성이다. 그는 한국인 못지않은 열정을 외환은행에 쏟았다. 직원들은 당시 '먹튀 논란'의 한 가운데 있던 론스타, 즉 외국계에 대한 거센 반감이 그나마 팰런 행장 때문에 많이 완화됐다고들 말한다.

팰런 전 행장은 MBA를 나온 정통 은행원 출신으로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임을 늘 강조했다. "'큰 은행'보다는 '강한 은행(mighty bank)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는 현 래리 클레인 행장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지한파(知韓派)로 알려진 팰런 전 행장은 임원들로부터 영어와 한국어 버전 두 종류의 보고서를 보고받고 회의석상에서 한국어를 권장할 정도로 할 정도로 한국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리처드 웨커(Richard Wacker)= 팰런 전 행장 후임으로 취임한 리처드 웨커 전 행장(현재 이사회 의장)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외국인으로서는 가장 오랫동안 행장직을 수행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그룹 부사장 출신인 웨커 전 행장은 전략, 조직, 재무, 인사, 신용카드 등 경영 전반을 총괄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규모는 작지만 최우량 은행'을 경영목표로 삼고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을 강조했다.


웨커 전 행장은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다소 보수적인 금융권 조직에 '유연성'을 불어넣어줬으며 직원들로부터 노사 간 신뢰를 무난하게 정립됐다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웨커 전 행장은 올해 이사회 의장에 재선임됐다.

◇래리 클레인(Larry A. Klane)= 지난해 3월 취임한 래리 클레인 현 행장의 요체는 '실용'. 그는 올해 경영목표를 '최대는 아니지만 최고의 은행'으로 삼고 △지속가능하며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 △외환은행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 △법규준수 및 내부통제 강화로 정했다. 기본이 바로서야 수익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외환은행 한 임원은 클레인 행장을 일컬어 "늘 한국금융시장과 외환은행이라는 조직에 대해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 수시로 진행되는 회의석상에서 1초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클레인 행장의 '실용정신'은 지난 2월 올해의 경영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에서 빛을 발했다. 겉치레식 워크숍이 아닌 보다 생산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외환은행 최초로 임원단과 영업점장 간 '패널토의' 방식을 도입한 것. 임직원들의 호응도 물론 뜨거웠다.

클레인 행장은 15일 역대 한국인 은행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경영 노하우와 은행 발전을 위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만찬에서 클레인 행장은 "올 해 늦둥이 막내아들을 낳아 매우 기쁘다"며 가족얘기를 스스럼없이 꺼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딸 셋' 아빠인 클레인 행장은 지난달 17일 늦둥이 아들을 출산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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