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크리미널 스타' 탄생? 추종에 경악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0.03.15 17:19
↑김길태 공식팬카페

‘부산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가 어쨌든 ‘크리미널 스타(범죄자 스타)’로 떠올랐다.

검거 하루 뒤인 11일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김길태를 영웅시 하는 온라인 팬카페가 개설됐다. ‘김길태 공식 팬카페’에 이어 ‘사랑해요 김길태’라는 카페도 출현했다. "김길태가 오늘 풀려났다"는 황당한 루머가 유포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측은 뒤늦게 해당 카페를 차단했고, 경찰은 운영자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15일에도 ‘무고한 범죄자 김길태 응원팬카페’ 따위가 속속 등장 중인 상황이다.

‘크리미널 스타’의 탄생이다. 영화 주인공을 대하듯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니 그의 행동과 패션 등을 따라하게 되고 급기야 히어로로 받들게 되는 심리다.

반복되는 영상매체 노출이 일부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흉악범의 얼굴공개 부작용을 염려케 하는 대목이다.

김길태의 머리모양도 관심사가 됐을 지경이다. “김길태 저 머리 어떻게 만든거죠? 간지나는데 왁스 바른건가? 그냥 기른건가요? 김길태컷 하고 싶음. 레알(진짜) 멋지심”이라는 네티즌도 있다. 도피하느라 자르지 못해 눈을 가린 헤어스타일을 ‘김길태 컷’이라 칭한 것이다.

외모를 연예인과 비교하는 이도 있다. “키도 큰 편이고 얼굴도 작고 얼굴을 가린 머리 모양이 연기자 K와 닮았다”는 것이다. 팬카페에도 "김길태만큼 잘생긴 사람을 본적이 없다. 톱스타 W보다 잘생겼다. 눈을 보면 카리스마가 있다"는 찬양글이 줄을 이었다.


한켠에서는 김길태가 입고 있는 옷 상표도 화제가 됐다. 가슴 한복판에 'GIA JEANS CO. (지아이에이 진스 컴퍼니)'가 새겨진 회색 라운드 티셔츠다. 한때 유명 연예인들을 줄줄이 모델로 기용한 아메리칸스타일을 표방한 캐주얼 브랜드다. 2005년 최종 부도처리됐다.

앞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카파' 농구코트, 탈옥수 신창원의 이탈리아 명품 '미소니' 가짜 니트셔츠도 '흉악범 마케팅' 품목이 됐었다.

이런 현상은 '블레임 룩(Blame Look)'으로 해석된다. 비난받는 사람의 옷차림과 스타일을 따라하는 심리다. 욕하면서도 흉내를 낸다. 흉악범죄 행위의 본질을 외면하는 반사회적 행태일 수 있다.

청소년에게는 사회적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작용하기도 한다. 강호순 검거 당시 팬카페를 개설해 파장을 몰고 왔던 ID 'GreatKiller'(위대한 살인자)는 17세 남학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흉악범의 인권이 여론에 의해 위태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그때마다 다시 어떠한 형태로든 흉악범의 인권을 옹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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