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이제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순천=뉴시스 제공  | 2010.03.14 11:57
법정스님의 다비식(茶毘式·화장의식)이 봉행된 13일 오전 전남 순천 송광면 조계산 송광사(松廣寺) 인근 민재 다비식장에서 거화(擧火)의식이 치뤄지고 있다.(순천=뉴시스)
살아생전 무소유와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떠난 법정 스님의 다비가 밤새 진행된 가운데 14일 오전 1차 습골이 끝났다.

조계총림 송광사는 이날 오전 10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큰 스님 등 50여명의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숯으로 변한 장작더미를 걷어내고 습골을 진행했다.

상좌 스님들은 불이 다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큰 뼈만 습골하고 나머지는 불이 다 꺼지기를 기다려 습골할 예정이다.

오전 11시께 1차 습골은 끝났지만 잔뼈를 습골하는 2차 습골은 불씨가 모두 사라진 뒤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쯤 끝나게 될지는 미리 가늠키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습골 장면은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 촬영도 허가되지 않았으며 200~300명 정도 모인 신도들만이 한발 떨어진 곳에서 지켜봤다.

앞서 밤새 참나무 장작이 타면서 환하게 불을 밝힌 법정 스님의 다비장은 스님과 신도들이 떠나지 않고 지켰다.


스님들은 목탁을 두드리며 불경을 외웠으며 신도들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살며 참 무소유를 보여준 법정의 뜻을 밤새 기렸다.

송광사는 습골 과정이 모두 끝나는 대로 가루로 빻아 유골함에 담아 상좌 스님들에게 전하고 다비식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법정 스님의 한줌 뼈는 비공개로 모처에 뿌려질 예정이다. 스님이 17년 간 살아왔던 송광사 주변이나, 마지막 기거했던 강원도 암자 인근으로 추정되고 있다.

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은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다비와 습골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조촐하게 했으며 사리를 찾지 않고 탑 설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법정 스님의 추모법회는 21일 서울 길상사에서 열리며 49재는 다음달 28일 송광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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