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나는 살인 안했다' 자기 최면 상태

부산=뉴시스  | 2010.03.13 18:21

여중생 사망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가 범행을 계속 부인함에 따라 L양(13)을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한 뒤 정신공황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앞선 3건의 범행에선 살인을 저지른 적이 없는 김길태가 미성년자인 L양을 성폭행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L양을 사망케 했다는 것.

성폭행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입과 코를 모두 막아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L양이 사망하자 당황한 나머지 옆집의 물탱크에 시신을 유기한 뒤 석회 등을 이용, 시신을 유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전 범행에서처럼 L양을 성폭행한 뒤 같이 하루밤을 보낸 후 성폭행을 지속하다 L양이 쇼크나 또 다른 변수에 의해 사망하자 급히 인근 물탱크에 일단 시신을 유기하고 다음날 석회와 폐건축자재 등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경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김길태가 이전 범죄행각에서 9살 여아 성폭행 미수 외에는 범행대상을 며칠씩 데리고 다니면서 수차례 성폭행을 하는 행태를 보여 L양도 처음부터 살해하려는 의도가 아닌 집 부근에 감금해 놓고 계속 성폭행을 이어 갈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찰은 처음 L양 실종 이후 용의선상에 있던 김씨를 공개수배하면서 그의 범죄전력을 감안해 L양을 죽이기 보다는 감금해 데리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 공개수배를 통해 김을 압박해 자수하거나 검거하는 것이 L양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맥락에서 검거 이후 범행사실을 계속 부인하는 것도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진 그가 애써 자신의 살인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잠재의식이 강한데다 자신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자기최면에 빠져 있다는 게 경찰의 추측이다.

이를 밝혀내기 위해 경찰은 12일 프로파일러와 대학 정신과 교수로부터 자문 받아 수사에 활용하는 등 정신과·심리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필요하면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12일 김길태를 면담한 동아대병원 정신과 김철권 교수는 "김씨가 자신의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지만 살인을 했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이며, 일반적인 대화에서는 웃으며 이야기를 하다가도 살인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닫는 등 전형적인 흉악범의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정황상 L양이 실종된 다음날인 25일 그전에 보이지 않던 행동 즉 친구에게 술에취해 전화를 한다던지 한 것으로 볼때 이전에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보고있다"며, "김길태가 우발적이던 의도했던 간에 명확한 물증을 제시할 경우 단번에 무너져 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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