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감자와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발송했다. 또 금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에 대한 감자 및 출자 동의서도 보냈다.
채권단 관계자는 "얼마 전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2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 동의서를 보내오면서 금호석화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에 대한 감자 동의서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사 결과에 따라 감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 미리 동의서를 받아놓으려는 통상적인 절차로 감자 여부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은 산은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자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채권단 출자전환과 감자가 진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권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호산업(20.8%)이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과 함께 금호그룹내 알짜 계열사로 현재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 대상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워크아웃 신청 전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다시 매입하기로 하고 이 사실을 공시했다.
이 경우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금호석화의 지분율은 14.0%로 떨어진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권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반면, 감자가 추진되고 신규지원되는 1200억원 등이 출자전환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지배권이 산업은행으로 다시 넘어갈 수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감자나 출자전환으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산업은 사실상 배드컴퍼니가 된다"며 "채권은행간에 금호 계열사 지배구조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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