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골프채 선물 거절했다"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10.03.12 14:22
한명숙 전 국무총리 측은 12일 법정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골프채 세트를 선물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세번째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장에게 골프채를 선물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변호인단은 "2002년 8월21일 여성부 장관을 지내던 한 전 총리가 서울 반포동의 호텔에서 곽 전 사장과 함께 오찬을 한 일이 있다"며 "한 전 총리는 '식사를 마치고 따라가 보니 골프용품점이었다'라고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당시 골프용품점에서 '나는 골프를 치지 않는다'며 선물을 거절했지만 곽 전 사장이 계속 선물을 건네려 해 성의로 모자 한 개만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 골프용품점에 가서 혼마 골프채를 선물한 기억이 있다"고 여러 차례 증언했다. 다만 그는 한 전 총리와의 오찬 여부, 한 전 총리가 골프용품점에서 골프채를 가지고 간 방법 등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골프용품점 판매전표를 법정에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판매전표에는 골프채와 골프클럽가방, 옷가방, 골프공, 골프모자, 골프장갑 등 1000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구입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골프클럽가방과 옷가방의 구입자에 한 전 총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모자의 가격은 4만원 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날 법정에서 "총리공관 오찬장 의자에 돈봉투를 두고 왔다"고 증언한 곽 전 사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이 같은 진술을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단이 제시한 곽 전 사장의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곽 전 사장이 '돈봉투를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줬는지 아니면 가구 위에 올려놨는지'를 묻는 질문에 "출입문 근처에 서 있는 상태에서 준 것 같다. 어디에 올려놓고 그럴만한 것도 없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곽 전 사장은 또 "한 전 총리에게 바로 건네 준 것 같다"고도 답했다.

또 한 전 총리가 돈을 챙기는 모습을 봤냐는 질문에는 "못봤다. 여성들이 가지고 다니는 핸드백 같은 게 있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5만 달러를 의자에 두고 왔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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