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법정스님, 길상사에서 입적(상보)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10.03.11 14:46

사회운동·법회·글 등으로 대중과 호흡, 무소유의 삶 살다가 열반

수필집 '무소유'의 저자로 잘 알려진 법정(法頂)스님(78, 법랍 54)이 11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지병으로 치료를 받아온 법정스님은 이날 입원중이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신이 창건한 사찰인 길상사로 몸을 옮겼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열반에 들었다.

법정스님은 최근 3~4년간 폐암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병이 깊어져 제주도 서귀포에서 요양하는 등 투병생활을 해 왔다. 특히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매년 봄과 가을 두차례의 길상사 법회를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다가, 지난해 6월 하안거 결제법회 이후 병으로 인해 법석에 오르지 않아 세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법정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전남대 상과대 3년을 마친 1956년 당대의 고승인 효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불교신문 편집국장, 송광사 수련원장, 보조사상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뒤 1970년대 이후 조계산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직접 지어 홀로 살았다.

특히 법정스님은 대중과 함께 하는 스님으로 유명했다. 불교계의 현실 참여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1970년대에 함석헌 등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해 민주화운동에 나서기도 했고, 지난해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도 깊은 교분을 나눴다. 1994년부터는 순수 시민운동단체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마음과 삶을 맑히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1997년에는 서울 성북동에 길상사를 창건했고, 2005년 강원도로 내려가 무소유의 삶을 살면서 길상사에서 법문을 해왔다.

또 법정스님은 많은 글로도 대중들과 호흡해 왔다. '무소유'를 비롯해 '오두막 편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산방한담', '텅빈 충만' 등의 수필집을 냈고, '아름다운 마무리', '일기일회',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등의 책을 잇따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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