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공기업 사장 문제로 한명숙과 통화"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10.03.11 14:12

통화시점과 내용에 대한 진술은 '오락가락'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대한통운 전 사장이 11일 "공기업 사장 인사 문제로 한 전 총리와 전화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의 통화 시점과 내용 등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법정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향후 한 달 동안 이어질 '진실게임'의 결과가 주목된다.

곽 전 사장은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한 전 총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신문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한 전 총리의 전화번호 2개와 2004년 1월6일과 7월20일 한 전 총리와 오찬을 한 사실이 적혀 있는 곽 전 사장의 수첩을 증거로 제시하며 둘 사이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또한 곽 전 사장으로부터 "한 전 총리가 총리 재직 시절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통화 시점이 공기업 사장 지원 이전인지 아니면 이후인지, 어느 회사에 지원했을 때인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통화시점이)원서를 접수하라고 지시했을 때인 듯하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당시 지원한 회사가)석탄공사인지 남동발전인지, 한국전력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2006년 11월 말 석탄공사 사장으로 지원하라는 산자부 고위 공무원의 전화와 산자부 과장의 자택 방문을 받았다. 이후 석탄공사 사장으로 지원할 준비를 하던 중 같은 해 12월20일 총리공관 오찬에 참석해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전달했다.

그러나 곽 전 사장은 석탄공사 사장에 임명되지 않자 한 전 총리로부터 '곧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2007년 3월 초 한전 임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장 지원서를 접수, 같은 달 31일 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해 곽 전 사장은 "산업자원부에서 찾아와 (입사지원서를)내라고 하니까 사장으로 선임될 거 같다는 '느낌'(feeling)을 받고 한 총리에게 전화해 '사장으로 선임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와 친한가'라는 검사의 질문에는 "훌륭한 분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부드러움을 느끼고 친하다고 느꼈다"면서도 "친한 거 같지.."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2009년 8월2일 1분51초 동안의 통화기록에 대해서는 "총리를 그만 둔 뒤 오랜만에 안부 인사차 한 번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증인 심문에 앞서 곽 전 사장이 고가의 일제 골프채를 선물하고 선거자금으로 10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근거로 신문을 진행해야 한다며 한 전 총리 측에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은 현 단계에서 답변해야 할 의무 사항이 아니라며 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곽 전 사장의 횡령 혐의를 조사한 내용을 담은 영상녹화물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강모씨 내사자료에 대해 열람만을 허용하겠다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