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DNA일치 재확인, 범행 '모르쇠' 일관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 2010.03.11 13:58
부산 여중생 이모양을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길태(33)의 DNA가 이양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재확인됐다.

이로써 김길태의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물증이 확보된 셈이지만 김이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또 김이 검거 당시 추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 등 17점을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 도주 중 추가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죄를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식 부산지방경찰청 차장은 11일 부산 사상경찰서에서 가진 수사 브리핑에서 "검거 당시 구강 상피세포에서 채취한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길태가 평소 집에서 사용하던 칫솔에서 채취한 DNA와 이양의 시신에서 검출한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김을 피의자로 확정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김길태가 현금 24만원과 주방용 비닐장갑 7점, 면장갑 1켤레, 여아용 분홍색 털장갑 1켤레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에 비춰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오후 2시45분쯤 검거된 김은 같은 날 4시50분부터 다음날 오전 0시50분까지 8시간 동안 2차례에 걸쳐 집중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김은 이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김은 조사 과정에서 "이양을 알지도 못한다"며 "수배전단을 보고 지난 1월 수배사건 때문에 억울하게 뒤집어쓸 것을 우려해 도주했다"고 진술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김길태는 또 "2월에 피해자의 다가구 주택에 있는 다른 빈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대변을 본 일이 있는데 누군가에게 들켜 다시 가지 않았다"고 진술해 이양의 집에 침입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범행은 완강히 부인했다.

김은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해서는 "잘 기억도 안 나고 밤새도록 동네를 돌아다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이 DNA 증거를 제시하며 이양 살해 여부를 추궁하자 김은 "나는 모른다. 법대로 하라"고 맞받아치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은 "김길태는 지난 범행 때도 부인했었다"며 "반사회적 성격 장애나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형을 면하기 위해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의 얼굴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서는 "흉악한 범죄자는 여죄 가능성도 있고 해서 공익상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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