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작년 순이익 1.8조, "정부 덕분?"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10.03.11 11:32
카드사가 지난해 짭짤한 장사를 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분사한 하나카드를 제외한 5개 전업계 카드사가 남긴 순익만 1조8756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 거둔 성과여서 더 눈부시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8568억원, 2위 삼성카드가 6038억원을 남겼다. 두 회사의 순익만 1조5000억원에 가깝다. 현대카드는 2128억원, 롯데카드는 1381억원을 벌었다.

영업수익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대신 비용을 많이 줄었다. 삼성카드가 대표적이다. 삼성카드는 영업비용을 줄이면서 순익이 전년에 비해 134.3%나 늘었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를 돌파했다고 설명하긴 어렵다. 업계는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건전성을 높인 결과라며 자찬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업계 카드사 연체율은 2.23%. 사상 최저치다. 15개 겸영은행의 카드 연체율도 1.49%까지 떨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건전성 관리를 제대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해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카드사의 '공'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카드사가 돈을 버는데 정부의 역할이 적잖았다.

당장 자동차 세제 지원이 카드사 매출에 힘을 보탰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 신용카드 구매 금액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2.6%(4조원) 급증했다. 반면 현금대출은 줄었다. 신용판매가 늘면서 현금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얘기다.

직접적으로는 정부의 '감세'가 카드사의 배를 불렸다. 지난해 법인세율이 3.3%포인트 인하됐는데 이는 고스란히 순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카드사의 영업이익은 2조33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 증가했는데 법인세는 오히려 1735억원 덜 냈다.

카드사의 순익 증가 규모(2086억원)와 비슷하다. 현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혜택을 카드사가 온전히 누린 셈이다.

이에따라 카드사를 향한 수수료 인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의 혜택을 본 만큼 카드사도 서민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하 조치가 이뤄진 상태. 재래시장 등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도 이달말 단행된다. 하지만 카드사의 순익 규모가 큰 만큼 더 강한 조치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수수료 인하 조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2/4분기 후 수익 추이 등을 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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