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범행부인'‥ "왜 잡으러 다녔는지…"

류철호 기자, 부산=윤일선 기자 | 2010.03.10 17:50

(종합)경찰, 격투 끝 검거 ‥오늘 중 구속영장 신청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김길태(33)가 10일 경찰에 검거됐다. 피해자 이모(13)양이 실종된 지 15일, 공개수사 12일 만이다.

부산사상경찰서 실종아동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45쯤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모 빌라 앞에서 김길태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덕포동에서 실종된 이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이웃집 물탱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덕포시장은 사건발생장소와 김길태의 아버지 집에서 불과 수백여m 떨어진 곳으로 경찰은 김길태가 범행현장 부근에 은신해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그를 검거했다. 김길태는 검거 과정에서 완강히 저항하며 도주를 시도했으나 경찰이 길목을 모두 차단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덕포시장 일대를 수색하던 중 김길태를 발견, 수십여명의 형사를 동원해 도주로를 차단한 뒤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길태는 수사본부로 압송된 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왜 경찰이 (나를)잡으러 다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왜 도주행각을 벌였느냐"는 물음에 "성폭행 미수 사건 때문"이라고 짧게 답한 뒤 "빈집에서 라면을 먹어가며 도망을 다녔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길태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한 뒤 빠르면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김길태는 범행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달아나는 일반 범죄자들과 달리, 사건현장 주변인 덕포동 일대에서 숨어 지냈다"며 "김길태가 이번 사건 외에도 추가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집중적으로 여죄를 캘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이양의 부모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된 직후 수사에 나서 지난 6일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걸어서 100m 가량 떨어진 권모(67)씨의 집 물탱크 안에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동종전과가 있는 김길태를 용의자로 지목한 뒤 전담수사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김길태가 부산에 머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덕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수색작업을 펼치며 포위망을 좁혔다.

그러나 김길태의 행방은 묘연했고 경찰은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이양 실종 3일 만인 지난달 27일 공개수사로 전환한 뒤 이달 초 20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내걸고 김길태를 공개수배했다.

한편 김길태는 1997년 A양(사건당시 9세)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아동강간 미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2001년에는 B씨(32·여)를 납치해 열흘 동안 끌고 다니며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하다 지난해 6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7개월여 만인 지난 1월 중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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