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1.2조 카드전쟁, 신한·삼성·현대·비씨 4파전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3.11 14:05

코스트코 경쟁입찰 붙인 사연

코스트코와 삼성카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삼성카드와 10년 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던 코스트코는 왜, 삼성카드와 독점 제휴계약 만료를 2개월 앞두고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파트너 카드사 선정 작업을 펼치고 있는 걸까.

11일 유통업계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파트너 카드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자신들이 영업하는 국가의 신용카드사 중 오직 1곳과 독점계약을 하는 '1국가 1카드사' 원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2000년부터 삼성카드가 파트너 카드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계약을 연장했는데, 03년에는 입찰을 붙였으나 05년에는 별도 입찰 없이 삼성카드와 5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오는 5월 양사간 계약이 또 다시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코스트코가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해 파트너 카드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지난해 신세계와 맺은 제휴협약으로 코스트코와 심삼성카드의 파트너십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스트코는 지난해 삼성카드가 신세계와 손잡고 경쟁 유통업체인 이마트 제휴카드를 발급하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언론을 통해 삼성그룹에서 삼성카드를 신세계에 매각하려한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삼성카드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매출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점도 코스트코가 경쟁입찰을 처음으로 도입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2조8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자체회원과 파트너 카드사 회원들에게만 매장 이용을 허용하는 코스트코만의 배타적 운영 특성상 파트너 카드사의 매출 감소는 코스트코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기존 파트너사인 삼성카드와 신한·현대·비씨 등 4개사가 입찰에 참여한 상황이다. 최종 결과는 이번주나 다음주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경쟁입찰에 붙인 이유에 대해 "입찰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번 입찰에서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얼마나 낮아질 것이냐는 점. 현재 삼성카드와 코스트코 간 가맹점수수료율은 0.7%다. 대형할인마트 수수료율이 1.6~1.9%(금융감독원 통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격적으로 낮다. 하지만 이번 입찰 경쟁으로 수수료율은 이보다 낮아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0~0.7%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입찰로 수수료가 낮아지면 코스트코만 유리해 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연매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어급 가맹점을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를 깎아주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연계 마케팅 등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겨냥하며 낙찰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선 업계 1위 신한카드는 방대한 회원수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 연말 현재 신한카드의 회원수는 1450만명. 삼성카드 회원수(774만명)의 2배에 육박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우리와 손을 잡으면 최대 40%의 매출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각지에 고르게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어 추가 입점을 할 경우 안정적인 고객 확보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치열한 2위(KB국민은행 카드사업부를 감안할 경우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카드는 고객층이 코스트코와 상당부분 중복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카드의 대표 브랜드인 '현대카드M' 회원들의 월 평균 카드사용액은 90만~95만원으로, 50만~60만원 수준인 업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현대카드가 카드 결제 1건당 이용금액이 평균 25만원을 웃도는 코스트코 고객들과 자사 고객 포트폴리오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대 주주인 GE와 모범적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점도 이번 입찰에서 긍정적 요소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32만 법인고객으로 거느린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카드 결제 규모가 큰 비즈니스 회원 확보가 수월한 만큼, 매출증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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