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7년만에 등급상향 배경은?

더벨 김은정 기자 | 2010.03.09 18:37

사업 경쟁력 강화·기아차 리스크 완화 덕분… "시기상조" 지적도

더벨|이 기사는 03월09일(17:5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7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4년부터 꾸준히 AA0, AA-등급을 유지해왔다.

현대차의 국제적인 사업경쟁력 강화와 내수시장의 우월한 시장지위가 등급 상향을 이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수요가 감소했지만 현대차가 양호한 사업실적과 수익성을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아차의 크레딧 리스크(신용위험)가 완화돼 그룹 신용도를 배가시킨 측면도 있다.

◇현대차, 판매지역 다변화·글로벌 경쟁력 강화 덕분

9일 한신정평가는 현대차의 회사채·기업 신용등급을 AA0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한신정평가가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다른 신용평가사의 잇따른 상향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현대차는 2000년대 이후의 적극적인 수출 확대와 해외 생산기지 건설을 통해 판매대수를 크게 증가시켰다. 규모 확대는 규모의 경제로 이어져 원가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생산기지를 확대해 판매지역도 다변화했다. 한신정평가는 이를 통해 현대차가 특정지역 수요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매출액(본사·2009년 기준)의 절반을 내수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내수시장의 시장점유율을 약 50%다.

수입 차가 내수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지명도·제품 품질·사후관리(A/S) 능력에서 현대차가 우위에 있다는 게 한신정평가의 판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고 영업수익성을 개선시켜 차입금을 축소했다. 2009년 말 현대차의 부채비율 60.9%. 한신정평가는 보유하고 있는 순유동성자산이 5조2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재무구조가 우수한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외 현지법인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불안정한 노사관계는 여전히 우려요인으로 지적됐다.

◇기아차,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 설움 극복

기아차도 한신정평가로부터 AA0(안정적) 등급을 부여 받았다. 종전 신용등급에서 한 단계 상향 조정된 것이다. 채권시장의 대표적인 저평가(디스카운트) 종목으로 꼽혀왔던 기아차는 이번 등급 상향으로 그 동안의 설움을 달래게 됐다.

기아차의 등급 상향에는 현대차와 협업에 따른 사업경쟁력·재무안정성 보강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2008년 이후 영업수익성 개선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원화 약세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좋아져 국·내외 재고자산도 현저하게 감소됐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른 유상증자로 자본확충도 이뤘다.

2009년 말 기아차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30%, 27%를 나타냈다. 2008년 말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169%, 35%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채권분석팀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그룹의 아킬레스건(치명적 약점)이었던 기아차의 크레딧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며 "현대차의 사업전망이 괜찮은 데다 재무부담도 개선돼 등급의 방향성은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긍정적인 신호를 선반영한 경향이 있어 등급 상향 시기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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