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비상, 금속노조 경주 총파업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0.03.09 17:18

1차 협력업체들 많아… 앞으로 3일 고비

현대차가 토요타 리콜사태로 기회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 총파업이 돌발 악재로 등장했다.

현대차의 경주 지역 1차 협력업체들이 9일 총파업에 돌입, 현대차가 생산 중단 사태에 빠질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본사 구매담당 직원들을 현지로 급파,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들은 사무직까지 투입해 버티고 있으나 버틸 수 있는 기간은 3일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이날 산하 22개 사업장 3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지역 총파업을 강행했다. 경주지부 소속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스타트 모터, 차량용 발전기 등 생산) 노사가 경비직 조합원 가입 등을 놓고 직장폐쇄까지 가며 대립하자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경주지부가 총파업으로 지원에 나섰다.

울산 현지 관계자는 "경주지부 소속 업체들은 대부분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들이다"며 "당장 현대차 울산공장 등은 비상이 걸렸고 노사협의 진행상황을 실시간 체크하면서 각 생산라인의 재고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직서열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에 문제가 발생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차는 생산 효율화와 품질관리를 위해 재고 없이 완성차 라인과 동시에 생산돼 투입되는 직서열 생산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범퍼, 시트 등 대표적 직서열 부품 공급업체들이 경주에 있다.

다스(시트), 에코플라스틱(범퍼), 인지컨트롤스(센서) 등 대부분 1차 협력업체들은 우선 관리직들을 투입해 이날 생산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 파업에 대비해 미리 물량을 만들어놓기도 했다.

지역 업계는 이같은 임시방편조치가 사흘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직서열 부품업체 관계자는 "생산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관리직들이 라인을 돌린다지만 한계가 있다"며 "실제 생산성도 평소 대비 60~70%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에코플라스틱은 이날 가동시간을 평소보다 4시간 단축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평소 8톤 트럭 100대 안팎으로 실시간 납품이 이뤄지는데 파업이 지속되면 버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성상 재고를 쌓아놓기 어려운 일부 업체는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에는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상황을 챙기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10일이 현대차 가동중단 여부의 중요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경주지부는 발레오 측이 직장폐쇄를 풀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발레오 노사는 실무 협의는 간신히 이어가지만 공식 교섭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반복되는 현대차 노사갈등에 이어 협력업체 노사대립도 현대차의 성장 기회를 막는 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요타 사태로 잡은 기회를 살려 판매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이루면서 품질관리의 강점을 내세워야할 때에 파업으로 생산중단 사태를 맞는다면 기회손실이 뼈아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금속노조 중에서도 조직력을 과시하는 강성 인만큼 노사관계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경주지부의 연대총파업은 지난해 2월에도 문제가 됐다. 당시 인지컨트롤스 노조설립 및 단체교섭과 관련한 노사갈등으로 경주지부가 총파업을 예고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총파업이 미뤄지면서 사태가 봉합돼 생산 중단은 피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현대차가 협력업체들과 노동현안을 정기적으로 논의하는 공식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