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갈림길에 선 건설株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10.03.09 11:53

대형주 구조조정 수혜+해외수수 모멘텀 '꿋꿋'… 중소형주는 투심 악화

성원건설이 전일 채권단으로부터 사실상 퇴출 판정을 받으면서 건설주들이 술렁대고 있다.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자 중소형 건설주들이 하락장에 동참한 가운데 대형주들은 꿋꿋한 모습을 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9일 코스피시장에서 건설주들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2.39% 상승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1.62%) GS건설(1.63%) 등 대형주들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성지건설(4.04%) 벽산건설(1.47%) 진흥기업(2.67%) 한일건설(2.15%) 등 중소·중견 건설주들은 부진한 모습이다.

대형주들의 선방에 힘입어 건설업종 지수는 전일 대비 소폭(0.63%) 올랐다.

성원건설의 신용위험 'D'등급 판정이 건설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날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하락 증시와 보조를 맞추는 수준이다. 유동성 위기 등의 악재에 노출될 때마다 전체 건설주를 도매금으로 간주하고 투매하던 과거 사례와는 사뭇 다르다.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어려움에 노출된 건설사와 그렇지 않은 건설사를 구분하는 눈이 생겼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성원건설은 두바이 수주 부실로 인해 채권단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퇴출은 예견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눈과 귀는 이보다 앞으로의 해외 수주 모멘텀에 쏠려 있다. 이날 대형 건설주들이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 가능성에 들썩인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컨소시엄이 오는 5월 발주할 193억달러 규모 브라질 고속철 수주 가능성이 높으며,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의 대형건설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주에 대한 투심을 부추겼다. 김동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 성사는 지켜봐야 하나, 만약 성공시 최근 원전 수주에 이어 해외사업을 다각화하는 또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주에는 해외 플랜트 수주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 SK건설은 전일 에콰도르에서 정유공장 기본설계 수주에 성공하면서 공사비가 총 125억 달러(약 14조 원)에 이르는 본공사 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삼성물산에 대해 12억달러 규모 아부다비 병원 건설 수주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여기에다 한계기업의 부실화는 건설업의 '빈익빈 부익부' 효과를 확대할 것이란 점도 대형주에는 나쁘지 않는 뉴스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업체는 수혜를 보기 마련"이라며 "해외발주가 계속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 수익성 악화를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견 건설주가 처한 상황은 대형주와는 다르며 공포 심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 건설사는 대형사에 비해 지급보증 등 레버리지는 높으면서도 재개발 재건축의 수익사업에선 불리하다"면서 "보수적 투자 관점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 지원 아래 부도 위기 속에서도 연명하고 있는 일부 건설사들은 경기 회복 뒤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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