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파생상품, 대우건설 매각 막판 걸림돌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0.03.09 11:11
-리먼 2006년 2200억 대우건설 지분 투자, 한국증권에 CLN 팔아 자금 조달
-리먼 파산 후 한국증권 대우건설 지분매각 금지 가처분...동의서 제출 선결조건

글로벌 금융위기 주범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생금융상품이 대우건설 매각의 막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리먼이 파산하면서 대우건설 지분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혔기 때문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로 지분 2.47%를 보유한 리먼은 이날 오전 현재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은 산은사모펀드(PEF)를 통해 18개 대우건설 FI와 금호석유화학 등 금호그룹 계열사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18개 FI의 총지분은 39.67%로, FI들은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산은PEF에 매각하거나 현물출자형태로 PEF에 참여하는 방안 중 양자택일해야 한다. 풋백옵션 행사가와의 차액은 원금차액과 이자부분으로 나눠 금호산업 출자전환 시 일정비율로 참여시키도록 했다.

산업은행은 18개 FI의 100% 동의를 전제로 지난 5일까지 동의서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을 법정관리 처리한다고 압박했다.

대다수 FI가 동의서를 제출했다. 지분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맵스(6.85%)와 펜지아데카(5.61%)가 5일과 8일 각각 동의서를 제출했다.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두 FI가 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대우건설 처리 문제는 9부 능선을 넘은 셈이 됐다.

하지만 리먼이 마지막 복병이 되고 있다.

리먼은 2006년 대우건설 지분 약 838만 주를 2200억 원에 매입했다. 투자자금은 이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신용연계채권(CLN)을 한국증권에 팔아 조달했다.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 사실상 한국증권 돈으로 투자를 한 것이다.

한국증권은 복리 9%를 적용, 만기인 오는 7월15일 3000억 원을 받기로 돼 있다.

당시 CLN 중 1330억 원 규모는 굿모닝신한증권(1000억 원)과 아이투신운용(330억 원)에 되 판 상황이다.

하지만 리먼이 파산절차에 들어가면서 한국증권 등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게 불투명해졌다.

한국증권은 기초자산인 리먼의 대우건설 지분과 풋백옵션에 대한 매각금지 가처분을 받아 놓고,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리먼이 산업은행에 동의서를 제출하려면 한국증권과 먼저 가처분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현재 리먼과 한국증권은 대우건설 지분 처리 후 배분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한국증권은 대우건설 투자자금이 결국 자사의 돈이었기 때문에 100%를 요구하고 있고, 리먼측도 상당부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산업은행은 리먼의 관리인을 기본 채널로 대우건설 지분 처리 문제를 논의 중이다. 리먼은 기본적으로 대우건설 지분을 산업은행이 제시한 조건에 매각하겠다는 동의서를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문제는 산업은행과 리먼, 리먼과 한국증권 등 3자가 복잡하게 얽힌 난제다. 리먼과 한국증권 양측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동의서 제출은 요원하다.

다행히 양측은 동의서 제출엔 기본적으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의견차를 좁히고 있어 배분 문제는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리먼이 이번 주 초까지는 동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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