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공모주, 투자할까 말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03.08 15:15

증권街 "공모가, 장기투자 매력"… 매물부담에 주가 단기상승은 쉽지않아

투자자들이 대한생명 공모주 투자를 놓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9, 10일 이틀간 실시되는 공모의 기준가가 예상보다 낮은 선으로 결정됐으나, 과연 적절한 수준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앞서 상장한 동양생명은 공모가격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공모가가 낮더라도 상장 후 주가상승을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증권가의 시각은 어떨까. 결론은 "공모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아 투자할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매물부담 때문에 일정기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투자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증권가 "대한생명, 공모가 투자할 만한 수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낮아서 투자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대한생명이 희망했던 가격(9000~1만1000원)도 높은 수준이 아니었는데, 최종 공모가는 이 보다 낮게 결정됐다는 것이다.

송인찬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일 "이번 공모가는 투자자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며 "공모가 대비 대한생명의 내재가치(EV, Embedded Value)가 무척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이 현재 공모가인 8200원에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6조8800억원 가량이 된다. 이는 내재가치 6조9000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송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청산가치가 시가총액보다 높다는 말이다.

그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금과 대한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계약, 자산총액 등을 감안하면 이번 공모가는 상당히 낮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단순한 장부가치만 따지면 대한생명의 공모가는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가치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주당순자산비율(PBR)의 경우 삼성화재가 1.4배 수준인데 반해, 대한생명은 공모 후 1.1배 정도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동양생명보험, 상장 후 주가추락

벤치마크 대상인 동양생명과 비교하면 어떨까. 생보 상장 1호인 동양생명의 공모가는 1만7000원이었지만 상장 후 주가는 이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날 주가는 1만3650원으로 마쳤다.

애널리스트들은 동양생명과 대한생명과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동양생명은 공모가가 워낙 높았고, 점유율 차이로 인한 프리미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시장점유율이 5% 미만인 동양생명과 생보 빅 3 가운데 한 곳인 대한생명을 함께 비교하는 건 무리"라며 "단순하게 내재가치 대비 공모가를 비교하더라도 대한생명이 동양생명보다 높다"고 전했다.

◇예보 지분매각, 삼성생명 상장 "장기투자 염두에 둬야"

문제는 시장여건이다. 투자메리트는 분명하나, 수급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오버행 이슈'가 거론된다. 예금보험공사는 과거 대한생명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예보지분은 주당 1만원 이상에서 언제든 매물화 할 수 있다.

삼성생명 상장도 대한생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상장 시 2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대거 몰릴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삼성생명 투자자금을 마련하거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대한생명 주식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가치를 보면 대한생명의 공모주는 메리트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다만 수급악재와 국내외 경제상황 변화 등의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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