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회장, 우리금융 임직원에 또 편지 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3.08 11:53

하나·국민등 '미확인 합병설' 경계..."동요말라, 우리금융 중심 역할할것"

#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해 10월 중순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편지 한 통을 보냈다. 하나금융그룹과의 인수합병설(M&A) 및 대등합병론 등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합병 시나리오'가 분출되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흔들리지 말고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융산업 재편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더라도 우리금융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미확인 합병 루머에 선을 긋고, 임직원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편지글의 형식을 빌어 사내 소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 해를 넘겼지만 최근 은행권에선 보다 구체적인 합병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우리금융 민영화는 원칙적으로 (정부 보유 지배지분의) 단순 매각이 바람직하지만 시일이 너무 많이 걸린다면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그러자 우리금융 내부는 물론 은행권에선 이전보다 진화된 추측성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중대 발표가 조만간 있을 것", "(합병을 위한) 사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는 등의 '설'(說)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이 내부적으로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란 소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합병 대상으로 KB금융지주가 부각되기도 했다. "대형은행들이 합병하면 최대 1만명 이상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금융노조의 분석이 제기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이 최근 우리금융 임직원들에게 또 다시 이메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무차별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합병설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보낸 편지글에서 " 최근 합병을 통한 민영화 방안이 부각되고 합병 관련 보도가 빈번해지면서 일부 임직원 사이에서 왜곡, 과장된 추측성 루머가 확산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정부가 다양한 민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서 합병 가능성과 대상을 넘어 구조조정 시나리오까지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일부 임직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할 정도로까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잘못된 분위기나 정보에 동요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민영화와 금융산업 재편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더라도 우리가 그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민영화 방식 등에 대해 전혀 결정된 사안이 없지만 시장에서 민영화 루머가 계속 난무하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이메일을 다시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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