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원희룡…뒷심 보여줄까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 2010.03.07 17:18
"한나라당에서 원희룡 같은 놈이 좌절하지 않고 당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 자신을 질책하며 무섭게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2007년 8월12일. 17대 대선에 나갈 한나라당 후보를 뽑는 경선 일주일 전. 관심의 초점은 '빅2' 이명박·박근혜 후보에게 집중됐다. 양 측간 격렬한 네거티브 공세로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 당 개혁 세력의 대표주자로 나선 원희룡 후보는 "한나라당의 수구 이미지를 벗어나려면 정책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정책 경선'을 외쳤다. "소득계층 최하위 10% 가구의 자녀에게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정부가 불임부부 시술비를 전액 지원해 출산장려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시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가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지만 원희룡 후보는 당시 경선에서 2398표를 득표, 1503표를 얻은 홍준표 후보를 따돌리고 3위를 기록했다. 40대 재선 의원이 관록의 3선 의원을 제압한 것이다. 그로부터 2년7개월여 만에 원희룡 의원이 당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는 대권이 아니라 서울시장에 도전했다. 원 의원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펴고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시장상(像)'을 제시했다.

출마선언문은 △4년 간 일자리 50만개 창출 △보육예산 1조원 확보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서민·중산층 집 문제 해결 △강남·강북 균형발전 △철도지하화 △광화문 광장 재구성 △저탄소 녹색도시플랜 등 오롯이 공약 소개에 할애했다.


6·2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최대 승부처는 서울시다. 원 의원의 공식 선언으로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현재 서울시장 한나라당 경선 구도는 '오세훈 vs 원희룡' 2파전 양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대의원 500명과 일반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세훈 시장이 민심(51.9%), 당심(49.5%)에서 경쟁자들을 앞질렀다.

원 의원은 민심 11.8%, 당심 33%로 2위를 기록, 나경원 의원(민심 8.8%·당심 4.4%), 김충환 의원(민심 3.6%·당심 1%)을 따돌렸다. 당심만 놓고 보면 원 의원이 뒷심을 발휘할 여지는 있다. 현재 원 의원에게 쏠린 당심(33%)은 오 시장이 확보한 당심(49.5%)과 큰 폭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이 지난 4일 한나라당 서울시 거주 중앙위원 463명에게 조사한 결과에서는 원 의원(40.8%)이 오 시장(29.2%)를 크게 앞섰다.

초선 때부터 각인시킨 소장파 이미지로 당 내 기반을 다져 무섭게 추격했다. 세종시 논란에서 계파갈등에 휘말리지 않고 무게 중심을 잡아 온 원 의원은 최근 세종시 해법을 모색하는 중진협의체 구성원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오 시장에 비해 탄탄한 당 내 기반을 토대로 원 의원이 역전승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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