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경제학] 지구반대편선 누군가 웃는다

성연광 기자, 정영일 기자 | 2010.03.05 16:45

(종합)LCD 등 테마주 꿈틀…건설자재 시장도 훈풍

중국, 아이티, 칠레, 대만 등 세계 곳곳에 강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가까운 대만에서조차 지난 4일 강진 피해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참사지역에 진심으로 깊은 위로와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이면의 비즈니스 세계는 냉혹하다. 지진사고는 해당지역은 물론 유관 국가들의 경제를 요동치게 만들기도 한다. 피해지역에 보내는 심정적 위로와는 별개로 발 빠르게 이해득실부터 따지는 것이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의 속성이다.

◇대만 지진이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4일 대만 남부지역에 리히터 강도 6.4 규모의 지진사태가 발생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LCD 디스플레이 업종주들이 단번에 테마주로 부상했다. 투자시장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대만이나 일본의 지진에 대해서 국내 반도체와 LCD 산업은 다른 국가에서의 지진보다 더 민감하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대만과 일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 산업들은 또 정밀한 공정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지진에 민감한 특징이 있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와 LCD 공장의 경우 리히트 규모 강도7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대만 지진에선 세계 4위 LCD 업체인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의 카오슝 8세대 LCD 라인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5~6위권인 한스타의 경우 가스유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장초반 상승 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플러스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기업들과 세계시장 패권을 놓고 다퉈왔던 대만 경쟁사들의 피해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이번 지진으로 인한 생산중단 우려로 국내 기업들에게 단기적으로 주문이 밀려들면서 TFT LCD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8세대 투자로 가뜩이나 시장점유율이 밀린 대만업체들의 재기 기회가 그만큼 멀어질 것이란 기대도 없지 않다.

◇건설자재 시장도 훈풍=한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던 건설자재 시장도 훈풍을 탈 전망이다.

최근 주변국들의 잇따른 지진피해로 불안감이 크게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정부의 후속대책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초 내진설계 대상을 사실상 '모든 건축물'로 확대키로 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대만 강진 소식이 전해오면서 유니슨, 삼영엠텍, AJS 등 내진설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한때 큰 폭으로 올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희비 엇갈리는 '지진' 경제학=지진사고는 해당지역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하지만 참사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난 2008년 발생한 중국 쓰촨성(四川省) 지진사태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70조원(5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 전체의 천연가스 40%와 아연 50%가 매장돼 있는 지역인 까닭에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한때 들썩이며 타격을 입혔다.

반대로 올해 아이티 지진사태는 국가의 경제구조 자체가 송두리째 붕괴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만, 참사 이전 참담한 아이티 경제사정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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