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지진이"…우리나라는 안전해?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10.03.05 15:58

"세계 강진 빈도 잦아졌다고 보기 힘들어"…"한국, 안전지대 아니다"

전세계가 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월 30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티 대지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달 칠레 중부 서해안에서 진도 8.8의 강진이 발생했고, 지난 4일에는 대만 남부에서 진도 6.4 규모의 강진이 또 발생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지진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이탈리아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같은해 9월 인도네시아와 미국령 사모아섬 일대에 지진과 해일이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강진 빈도 왜 잦아지나?

이처럼 대지진이 잇따르면서 지진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과거에 비해 대지진의 발생빈도가 잦아진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올들어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 칠레, 대만 등은 지질학적으로 판경계지역에 위치한 곳이다. 즉 판과 판이 만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판끼리 충돌이 잦고, 이 때문에 지진도 자주 발생한다. 칠레 해안선의 경우 '나스카판'과 '남미판'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해 있어 지진이 잦은 편이다. 관측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 1960년 9.5 대지진도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 서해안 등도 같은 이유로 지진이 잦다. 이 지역들이 태평양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이른바 '환태평양 지진대'라고도 부른다.

전문가들은 올초부터 지진이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빈도가 잦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덕기 기상청 지진정책과 과장은 "아직 연초기 때문에 지진 발생빈도가 늘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아이티 지진으로 세계가 놀라면서 이후 평소 관심이 적었던 지역의 지진까지 이슈가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해당지역들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들인데 올들어 사람이 많은 곳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봉곤 전북대 교수 역시 "최근들어 과거보다 지진이 더 잦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진 안전지대?

더 큰 관심사는 우리나라는 과연 지진에서 안전한지의 여부다. 이 역시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오'다.

우리나라는 앞서 말한 상습지진지역, 즉 판경계지역과는 떨어져 있다. 즉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판경계지역에 있는 칠레, 일본 등에 비해 지진 발생 건수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대지진이 반드시 판 경계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내륙에 있는 판 내부 지역에서도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판끼리 충돌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판 내부에도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게 되고 이것이 외부로 분출되는 것이 판 내부 지진이다.

대표적인 예가 1976년 중국 탕산 대지진이다. 규모 7.8의 이 지진은 24만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준 지진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 교수는 "판 경계에 비해 판 내부의 지진 발생 주기가 긴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적으로 판 내부의 지진 발생 주기는 100~300년 정도이고, 긴 곳은 700년 정도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주기가 긴 만큼 오랜 시간동안 스트레스가 축적되고, 한번 분출될 때 그만큼 규모가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은 지진과 거리가 먼 곳이라는 인식때문에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평소 지진에 민감한 일본 등이 대비를 잘 해 놓은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지진 주기가 긴 곳에 있는 사람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강진을 못 만나다 보니 지진에 대한 준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가까운 과거에 대지진이 일어났던 곳보다 오랜 기간 대지진이 없던 곳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항상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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