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일자리 창출" 같은 꿈 다른 해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3.05 07:00

[이제는 정책경쟁이다]-소모전에서 발전지향으로③ 여야 경제정책, 어떻게 다른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제정책은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실천방향과 세부추진 방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양당의 '결정적인' 차이가 여기에서 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언뜻 남북문제, 세종시 등 정치나 외교 분야의 차이가 더 부각되는 것 같지만 이런 문제야 대다수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다. 국민 생활은 각 당이 내놓은 '민생해법'의 영향을 받고 이는 결국 '표심'으로 이어진다.

◇큰 뼈대는 '공감' 각론에는 '이견' = 여야는 경제정책의 큰 뼈대를 '따뜻하고 배부르게 잘 살자'는 데 두고 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데도 공감한다. 한나라당 강령을 보면 △큰 시장 작은 정부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가 넘치고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를 강조하고 있다. △시장과 정부의 조화를 통한 고른 경제성장 △서민·중산층의 복지 향상을 내세운 민주당 강령과 큰 차이가 없다. 양당이 올 들어 '간판'에 상관없이 앞 다퉈 "일자리 창출"에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천방법을 보면 차이가 뚜렷해진다. 최근 들어 서민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한나라당 경제정책의 기본 줄기는 감세와 규제완화다. 가계와 기업의 과다한 비용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고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좌표설정은 2008년 종합부동산세 축소와 2009년 소득·법인세 인하, 금융지주회사 규제완화로 이어졌다. 지주회사 규제완화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 정책의 성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감세와 규제완화보다는 적절한 분배와 관리·감독에 초점을 맞춘다. 종부세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종부세가 사실상 폐지됐다는 말을 듣게 됐지만 민주당은 끝까지 축소안에 반대했다. 한나라당의 소득·법인세 인하와 금융지주회사 규제완화 방침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폈다.

◇ "감세·규제완화"…"분배·관리감독" = 올해 양당이 서둘러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법안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진다.

한나라당이 지난 1월 말 발표한 114개 중점처리법안을 보면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공정거래법)' 개정안, 해외로 진출했다 국내로 돌아온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국내유턴기업 지원법' 등이 눈에 띈다. 4대강사업 주변지역 개발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친수구역활용특별법(4대강 유역 개발법)'과 체불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임금채권보장법' 등도 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법안 발표 당시 "일자리 창출에 만병통치약이나 특효약이 있을 순 없지만 이번에 선정한 법안은 적어도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에 부정적이다. 공정거래법의 경우 친재벌 성격이 짙다는 의혹을, 4대강 유역 개발법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 자체에서 이어진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근로기준법과 임금채권보장법을 두고선 일자리 창출과 직접 연관이 없는데 일자리 법안 항목에 무리하게 끼워 넣은 '억지춘향'식 법안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이 지난 1월부터 '생활정치'를 표방하며 발표하고 있는 '뉴민주당 플랜'과 비교하면 양당의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민주당은 이번 정책발표에서 경제성장의 축을 기존의 수출 위주 대기업에서 고용 중심의 내수 중소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상시 고용인력을 늘리면 3년 동안 4대 보험료를 감면해주고 인턴직원을 채용하면 월급의 50%를 지원하는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냈다.

물론 양당이 공감하는 법안도 적잖다. 한나라당이 발의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나 '고용보험법'은 민주당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각각 사회적 기업 육성·지원과 영세자영업자의 실업급여 가입 허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몇몇 법안을 빼면 국가경제 운용에 대한 양당의 시각차는 서로 마주보며 달려온 세월만큼이나 크다. 올 한해 여야가 정쟁보단 정책경쟁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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