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은 양날의 칼? 취지 먼저 살리고...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3.05 11:39

[미소금융 현장]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미소금융재단

"미소금융은 '양날의 칼'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의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미소금융의 현주소를 이렇게 비유했다. 대출 자격 요건을 완화하면 도덕적 해이 논란을 가져올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수혜자가 줄어들 수 있는 진퇴양난의 현실을 빗대서다.

미소금융재단 현장에서는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대출 자격 조건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애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신용이 낮은 이들을 위한 창업지원 대출'이라는 본래 취지를 최대한 살리고 난 후에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가는 것이 순서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KB미소금융재단은 대전과 서울 도봉구 두 곳에서 미소금융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월 문을 연 도봉지사에는 하루 평균 20명 안팎의 사람들이 찾는다. 하루에 약 30건 정도의 전화 문의도 온다.

KB미소금융재단이 지난 12월 개점한 이후 이달 3일까지 대출 상담을 해준 사람은 모두 1750명. 이 가운데 172명이 대출을 위한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액수는 총 29억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

다른 은행에 비해 비교적 큰 규모의 대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대출자의 자활의지를 최우선으로 보기 때문. 상환 능력 등이 어느 정도 구비된 이들이라면 큰 지침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대출이 가능하게끔 최대한 방법을 모색한다.

류연목 도봉지사장은 "사업 운영기간을 2년 이상으로 한 운영자금 대출 조건 등 지나치게 까다로운 자격조건은 점차 완화해 나갈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본 후에 점차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위치한 신한미소금융재단 윤종순 사무국장도 "성공적인 재단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갈 부분은 사후적으로 정비해 미소금융의 본 취지를 살리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신한미소금융재단은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찾기 좋은 부평 종합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시장 옆에 위치에 있다 보니 방문 고객 수가 상당하다. 개점 초기 하루에 많게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갈 정도였다. 현재도 하루에 30~40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총 2300건의 대출상담을 실시했다. 그 결과 54건을 실질 대출로 이어가 3억5000만원 규모의 대출을 성사시켰다.

신한미소금융재단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표방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직접 다가간 케이스다. 지난 2월 설을 앞두고 부평종합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미소금융 설명회를 열었다. 대목을 앞두고 당장 운영자금이 부족한 영세자영업자들에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힘이 됐고 재단도 널리 알려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윤 사무국장은 "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대출 자격 요건이 안 돼 발길을 돌리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큰 희망을 안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며 "한정된 재원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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