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를 넘어라, "목숨걸고 품질혁신"

창원(경남)=박종진 기자 | 2010.03.02 08:11

[르포]창원산업단지 車부품사들, 품질강화에 사활 걸었다

"토요타는 감히 넘볼 수 없는 벽이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네요"

올 들어 세계 자동차시장을 강타한 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는 국내 부품사들에게도 충격을 줬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품질문제가 단번에 상상을 초월하는 이미지 타격을 불러오는지 절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이번을 기회로 토요타의 아성에 도전할 만 하다는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우리 부품업계가 품질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파워트레인 부품을 공급하는 창원의 S&T중공업 (21,600원 ▲700 +3.35%)은 최근 내부적으로 토요타 사태를 집중 분석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S&T는 토요타가 고유의 삼현주의(현지, 현물, 현장) 철학을 소홀히 한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철저한 현장 확인을 우선시하고 있다. 먼저 사내 품질경영팀과 구매외주팀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협력업체 특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 매달 협력사들을 모아 '품질 새벽시장'을 열고 불량률에 따라 그 달의 최고 협력사와 최악 협력사를 뽑고 있다. 토요타 관련 뉴스는 매일 사내 인트라에 올려 전 직원이 공유하는 건 물론이다. 기계공학도 출신인 최평규 회장은 "하늘이 두 쪽 나도 품질 양보는 없다"는 신조를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 창원산업단지 내 삼성공조 공장에는 품질을 강조한 표어가 잔뜩 붙어있다. ⓒ창원(경남)=박종진 기자

라디에이터와 오일쿨러를 만드는 삼성공조는 아예 고호곤 회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빨간색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았다. '목숨걸고! 품질혁신'이란 구호가 새겨졌다. 고 회장은 직접 매일 저녁 품질개선회의를 주재한다. 그날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품질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자리다.


나아가 삼성공조는 올해 현대·기아차 협력사 품질 최고 등급인 그랜드5스타에 도전할 계획이다. 현재 4스타인 등급을 2단계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차축의 샤프트(동력 전달장치)와 스핀을 생산하는 한일단조는 일상적 품질관리 업무 외에도 매주 월요일 별도로 전 부서장이 모이는 품질회의를 연다. 매월 전체 품질시스템을 점검하기도 한다. 한일단조 관계자는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을 만드는 만큼 품질은 곧 생명"이라고 말했다.

인사 구호부터 다른 회사도 있다. 디포랜셜 서버 아세이(불규칙 노면에서 각 바퀴에 동력을 따로 전달하는 장치) 등 섀시, 엔진, 트랜스미션 등 200여개 부품을 생산하는 우수AMS의 직원들은 인사할 때마다 "책임을 다하자"고 외친다. 엔지니어 출신 전종인 대표가 품질의 근본을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 찾기 때문이다.

우수AMS는 매일 아침 품질관리부서장이 품질품평회를 주관한다. 현재 4.5스타에서 한걸음 나가 올해 현대·기아차가 인증하는 품질5스타를 획득하는 게 목표다.
↑ 창원산업단지 내 나라엠앤디 본사 입구에는 국가기술자격증 보유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창원(경남)=박종진 기자

국내 최초로 개발될 8단 자동변속기어의 금형을 만드는 나라엠앤디는 막강한 연구개발 인력이 무기다. 사무·연구직이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며 연구개발과 함께 정밀금형의 품질시험을 끝없이 진행하고 있다.

섀시 및 엔진 모듈,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위아는 안정된 노사관계가 경쟁력이다. 현대위아 노조는 금속노조 소속이지만 10년 연속 무분규를 실현하며 품질관리 및 영업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국내 공작기계 업체 최초로 리콜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등 품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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