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면 대박, 꼬이면 쪽박… 우리사주 할까 말까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0.02.27 10:04

3월 상장앞둔 대한생명과 4~5월의 삼성생명

대박이냐? 쪽박이냐?

우리사주를 둘러싼 직장인과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사주로 대박이 예상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이미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은 이들도 있다. 상장을 앞둔 회사 직원들은 우리사주에 청약할지 말지가 고민이다. 또 회사에서는 우리사주를 둘러싼 직원간 위화감 해소도 걱정이고 공모가보다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사기 저하에 대한 우려도 큰 실정이다.

3월 중순 상장을 앞둔 대한생명은 26일 현재 우리사주에 대한 가청약을 진행 중이다. 직급별로 1인당 7500(사원) ~ 3만주(임원)까지 배분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공모희망가액이 1만원 안팎이고 전량 청약을 가정하면 개인별로 7500만 ~ 3억원까지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일단은 회사쪽이 청약을 독려중이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청약 열기가 높은 편이다.한 직원은 “당장의 별도 지원은 없지만 회사에서 성의를 가지고 주가 관리에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사주에 대한 배려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1만원 안팎의 공모예상가와 향후 주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의 공모희망가는 현재 삼성화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 산정(삼성화재 주가수익배율(PER) 13배, 대한생명 17 ~ 18배)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공모 이후 주가가 신통치 않았던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대한생명도 비슷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의 공모가는 1만7000원이었고 현재는 1만3000 ~ 1만4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대한생명과 달리 삼성생명의 공모와 우리사주 청약은 아직 구체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삼성생명 상장이 4 ~ 5월께 이뤄지면 지난 1999년에 주당 5000원에 배정했을 때 주식을 받은 전, 현직 임직원들은 현재 장외시장가 등과 비교할 때 무려 200배 가까운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고민은 또 다른 곳에 있기도 하다. 이전부터 주식을 가졌던 이들이라면 대박을 기대할 수 있지만 새롭게 청약을 독려할 유인이 부족하고 직원들 사이의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한편 우리사주와 관련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회사 직원들도 있다. 현재 신한카드로 사명이 바뀐 구 LG카드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2002년 당시 LG카드 임직원들은 주당 5만8000원에 기업공개를 할 때 주로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했고 이후로도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주가가 폭락한데다 두 차례의 감자까지 겹치면서 투자금의 99%를 날리는 손실을 입었다. 또 이후 노사합의에 따라 대출금 지원 등의 명목으로 성과급이 지급됐지만 세금(소득세)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실제 대출금의 50 ~ 60%만 지원된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카드의 한 직원은 “현재까지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계좌를 들여다보고 싶지도 않아 내버려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현재 진행형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2007 ~ 2008년에 한때 공모가(금호산업 3만2200원, 아시아나항공 7500원)를 상회하거나 두세 배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룹의 유동성 부족사태 등을 겪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미래에셋증권 우리사주를 가졌던 이들이라면 처분 시기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가질만 하다. 5000 ~ 5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직원들에게 주식을 배정했던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11월 주가가 절정일 때 19만7100원에 이르기도 했지만 이후 2008년 10월에는 4만원대 중반까지 빠졌다 현재는 5만원대 후반. 이밖에 2006년 2월 상장한 롯데쇼핑도 공모가 40만원을 넘어선 기간은 몇 달이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우리사주는 여윳돈으로 10~20년간 장기간 보유한다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대출받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을 내놓곤 하지만 회사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자의반, 타의반 결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래저래 우리사주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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