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작년 순익 2128억에 머문 이유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3.02 07:40

순익, 매출 비슷한 삼성카드의 3분의 1… "수수료 인하만이 능사 아냐"

'시장 점유율은 같은데 순익은 3분의 1?'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카드와 비교해 순익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신용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인데, 수수료 인하에 급급한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2009년 순익은 21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이 10.6%(2009년 9월 말 기준)로 같은 삼성카드의 경우 6038억 원으로 현대카드의 세 배 가량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비교해도 현대카드의 순익구조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5%로 현대카드의 두 배. 하지만 순익은 8568억 원으로 네 배를 넘는다.

현대카드가 최근 차별화된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업실적은 속빈강정이란 얘기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신용판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카드결제로 계산을 치르는 신용판매가 카드사의 본업이긴 하지만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현대카드의 전체 취급액에서 신용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86.8%로 신한카드(72.1%)와 삼성카드(75.8%)에 비해 크게 높다.

반면 현금서비스·카드론과 같은 대출상품 취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3.2%로, 신한카드(27.9%)와 삼성카드(23.4%)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경우 평균 금리가 연 20~25%로, 가맹점수수료에 의존해야 하는 신용판매에 비해 수익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현대카드는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온 터라 이익 규모가 경쟁사에 크게 못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은 계속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현대카드가 현재와 같은 영업포트폴리오를 고수할 경우 경쟁사와의 순익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드업계는 지난 2007년 11월과 2008년 10월 두차례에 걸쳐 중소형가맹점과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또다시 수수료율을 낮출 예정이어서 신용판매 부문에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용판매로 더이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대출영업 확대를 고심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출상품 취급액이 늘어나면 연체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카드대란 이후 지속해온 건전성 개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제2의 신용대란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수수료율 인하에만 집중된 정부의 카드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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