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소금융, 1600건 상담-34건 2.25억 지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2.26 10:12

[미소금융 영업점 가보니]

#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을지로 3가역(2·3호선) 바로 앞에 위치한 우리미소금융 영업점에는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었다.

30여 분 상담을 받고 돌아가는 이 남성의 어깨가 축 쳐져 보였다. 그는 사업운영자금 1000만 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6등급인 터라 대출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 미소금융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 사람들에게만 자금을 지원한다.

우리미소금융 재단 관계자는 "상담 받으러 오는 사람 중 상당수가 신용등급이 기준보다 좋아 대출을 받지 못한다"며 "그들은 은행에서도 거절당하는 신용등급이라 참 딱하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금융생활을 돕고자 출범한 미소금융이 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선 정작 취급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이날 찾은 우리미소금융에서도 이런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미소금융은 지난해 12월 17일 문을 연 이후 1860여 명이 다녀갔다. 이들 중 1600명만 상담이 이뤄졌다. 전화 상담은 8915건 있었다. 이중 유효 상담건수는 260건에 불과했다. 실제 대출은 34건에 2억2500만원만 나갔다.

미소금융 조건이 까다로워서다. 신용정보사에서 평가한 개인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 중 창업을 희망하거나 이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 또는 자영업자들이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5∼6등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이들은 신용등급이 주로 4등급 이상인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은행에서도 거절당한다. 이들은 사채시장에 갈 수밖에 없다. 또 은행연합회에 신용정보조회결과 금융채무 관련 '연체 등의 정보'가 있는 사람도 안 된다.

반면 신용회복지원기관에 의해 신용회복 지원중인 사람 중 2년 이상 변제 금을 성실히 납입한 사람과 개인회생 결정 후 채무 변제 금을 전액 상환한 사람, 법원으로부터 개인파산 면책 결정을 받으신 분의 경우 그 결정일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사람은 받을 수 있다.

대출 종류는 △프랜차이즈 창업자금(5000만원, 연 4.5%) △창업 임차자금(5000만원, 연 4.5%) △운영자금(1000만원, 연 4.5%) △시설개선자금(1000만원, 연 4.5%) △무등록사업자 지원 자금(500만원, 연 2%) 등이다. 설립 이후 3주가량은 하루 평균 200여 명이 다녀갔다. 현재는 매일 20명 안팎이 다녀간다.

우리미소금융은 현재 1호점(본점)만 있다. 다음달에 2호점과 3호점을 각각 경남 마산과 전남 광주에 낸다. 1호점은 사무국과 영업점으로 이뤄졌는데 각각 5명의 직원이 있었다. 사무국은 우리은행 서민금융부 직원들이었지만, 영업점은 계약직으로 새로 채용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우리은행에서 30년 이상 일하다 정년퇴임한 지점장 경력이 있었다. 본인의 금융 전문 지식을 활용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박효순 사무국장은 "아직 미소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앞으로 시장상인 회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 것"이라며 "현장 홍보활동을 위해 청년인턴 3명이나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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