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안전 위한 비밀병기 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0.02.22 08:19

스마트 시동키+엔진토크모니터링 시스템까지… "토요타에 없는 장치"

#운전 중 차가 갑자기 급가속하면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당황해 브레이크 페달을 더욱 강하게 밟아보지만 통제가 안 된다. 급한 마음에 시동이라도 꺼보려 하지만 주행 중에는 버튼 시동키를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다.

차량 전자화가 확산되면서 버튼 시동키 등 각종 전자 장치 사용이 늘고 있다. 특히 토요타 대규모 리콜사태가 차량 전자화에 따른 오류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각종 안전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아찔한 상황까지 대비해 남들이 잘 모르는 '비밀병기'를 장착해 놓고 있다. 혹시 모를 전자장비 오작동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시스템들을 적용하고 있다.

21일 현대·기아차 및 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차량에 적용되는 스마트 시동키는 돌발 사태에 대비해 보다 손쉽게 시동을 끌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주행 중이라도 2초 이상 버튼 시동키를 누르면 엔진이 멈춘다. 반면 일부 수입차의 경우 시동버튼을 3초 이상 눌러야 한다.

또 현대·기아차의 경우 연이어 3번 이상 시동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꺼지도록 설계했다. 위급상황에 처한 운전자가 차분히 시동버튼을 오래 누르기 보다는 버튼을 자주 누르게 되는 점에 착안한 기능이다.

아울러 엔진에서 나오는 토크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엔진토크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췄다. 엔진이 순간적으로 비정상적 힘을 내는 걸 막기 위한 종합 제어 장치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관계자는 "자동차의 구동이 기계적 장치가 아닌 전자신호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안전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엔진토크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토요타에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가속 및 제동 페달, 스로틀 밸브 등에 2개 이상의 센서를 장착해 오작동을 막고 있다. 앞서 국내 부품업계는 토요타 캠리와 프리우스를 분해한 결과 페달 쪽에 센서가 1개 밖에 없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고급모델인 렉서스 차량에는 복수의 센서가 장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기아차는 나아가 이달 안으로 모든 양산 차량에 스마트페달(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제동신호만을 인식해 엔진 토크를 제한하는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가 지난 17일에서야 이 시스템을 전 모델에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한발 앞선 조치다.

업계 전문가는 "토요타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진 만큼 현대차는 각종 안전장치들을 어떤 차종에 적용하고 있는지 알리고 추가 장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서비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적어도 안전성에 대해서는 기업비밀이나 이미지보다 고객신뢰를 쌓는 일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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