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재할인율 인상, 증시타격 없어"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영일 기자 | 2010.02.19 10:27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8일(현지시간) 재할인율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재할인율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해줄 때 받는 금리로, 이를 인상한다는 것은 긴축재정을 시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조치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기준금리와 스프레드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 큰 '악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채수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9일 "이번 조치는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의 스프레드 축소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리는 조치로 해석된다"며 "전반적으로 볼 때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FRB는 연방금리대비 재할인율의 스프레드를 75~100bp로 유지했으나, 금융위기를 맞아 25bp로 축소했었다. 이번 조치는 이를 정상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스프레드를 줄여도 실제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재할인율이 적용되는 FRB의 긴급 대출창구를 통한 자금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채 위원은 "미국의 리보(Libor) 스프레드가 제로(0)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긴급 대출창구 금리를 올려도 실제적인 은행권 자금흐름에 영향이 없다"며 "앞선 11일 재할인율 인상이 예고됐으나, (미국) 시장은 이 조치가 금융권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었다"고 말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재할인율 인상은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졌던 것을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존 기간입찰대출(TAF)이 3월말 종료됨에 따라 금융위기에 운용했던 비상대출 프로그램 종료에 앞서 상징적인 조치를 취한 듯하다"고 내다봤다.

월가 전문가들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하워드 워드(GAMCO성장펀드)는 "이번 조치는 여건이 향상되고 있다는 사인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출구전략 본격화라는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데이브 루츠는 "재할인율은 예금기관이 중앙은행에게 긴급히 자금을 빌어올 때 부과되는 금리로, 대출긴축과는 연관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FRB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었으나, 한편에선 대외변수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재할인율 인상 영향으로 리보 금리의 소폭 상승과 달러화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하던 외국인 투자자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할인율 인상이 단기 자금 시장 및 채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출구전략의 수순을 밟는다는 관점에서 긴축에 대한 우려감을 다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할인율 인상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홍 위원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재료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FRB의 재할인율 인상은 14개월 만이다. FRB는 2008년 12월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금리를 지금의 제로 수준(0~0.25%)으로, 상업은행에 대한 연방 기금 직접 대출금리(할인율)를 0.5%로 각각 낮춘 후 금리를 동결해왔다.

이번 조치로 FRB의 정책 금리인 연방 기금 금리(0~0.25%)와 재할인간 금리차(스프레드)는 0.5%포인트로 확대됐다. 인상된 재할인율은 오는 19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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