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때마다 공장 멈추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10.02.19 08:37

NCC공장 4년, 정유공장 2년 주기로 정기보수 실시...화재·폭발사고 방지 차원

"정기보수가 진행되는 동안 생산현장은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모합니다. 대형 크레인과 지게차가 분주히 움직이고, 촉매 드럼과 해체된 설비들이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기간 단축은 곧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무더위와 장맛비에도 아랑곳없이 '시간과의 전쟁'을 벌입니다."

최근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가 정유 및 석유화학공장의 '정기보수(Turn Around)' 현장을 표현한 말이다.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유화공장을 완전히 멈춘 뒤 작업을 해야 하는 '정기보수'의 어려움이 그대로 전해온다.

정기보수는 특정한 시기를 정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Shut down)한 후 공장 내부를 완전히 비우고 각종 상태를 파악해 정비 및 부품 교체, 신규 투자 같은 복합적인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나프타분해(NCC) 공장은 4년, 정유공장은 2년 주기로 실시하며, 보수기간은 공장에 따라 다르지만 NCC·정유공장의 경우 30~40일이 소요된다. 대부분 4~5월, 9∼10월경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그 규모에 따라 지역 내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 세계 수급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18일 "매년 석유화학 시황을 분석할 때 NCC 업체들의 정기보수 일정은 없어선 안될 기초자료이자 민감한 시안으로 다뤄지고 있다"며 "업체들도 경쟁사의 정기보수 일정에 맞춰 수급 상황을 예측한다거나 영업정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사 관계자도 "정기보수 작업은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보통 1년 전부터 치밀한 사전 준비와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추진한다"며 "공장을 끈 상태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작업을 선별하고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설 개조나 증설 계획도 사전에 세부적으로 수립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의 경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5개국 18곳의 생산기업에서 100만톤(석유화학산업의 대표적인 기초 유분인 에틸렌 기준) 규모의 설비가 가동 중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업체는 다음달 초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LG화학을 비롯해 SK에너지, 여천NCC, 대한유화 등이 NCC 설비 가동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기보수는 왜 할까. 유화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및 정유설비는 고온과 고압 등 가혹한 조건에서 운전되고 있어 일정시간이 지나면 가열되기 쉽고 운전 중 가열된 부분이 파손되면 화재·폭발 등의 사고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정기보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비의 운전효율을 높이고 돌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이 강하지만 공장 가동 중엔 불가능했던 신규투자나 공정개선을 정기보수 기간 중 실시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