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2월중 3646억 감소, 왜?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0.02.19 08:07

부동산시장 위축, 코픽스 도입, 금리인하 등 3재 겹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2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감소를 방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객들이 다소나마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됐던 코픽스 연동대출 상품을 기다린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18일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16일 기준 177조 9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에 비해 3646억원(0.2%) 줄어들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들게 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1772억원(0.25%), 하나은행 1231억원(0.45%), 우리은행 1050억원(0.27%) 순으로 줄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주택담보대출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시장은 DTI 규제 이후 얼어붙은 상황이고,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던 신규분양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집중돼 2월 이후 수요가 줄어들었다.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기대감도 부동산 시장 위축의 한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양도세 감면 조치 폐지를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이 이뤄진 이후 부동산 거래가 현저하게 줄었다"며 "대출 의존도가 낮은 재건축 관련 거래의 분위기가 그나마 좋을 뿐"이라고 전했다.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 연동 대출 상품도 변수 중 하나다. 한 은행 창구 직원은 "새 기준금리가 나온다는 소식이 있은 뒤부터 언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한지 묻는 고객이 꾸준하게 찾아 온다"며 "일부 고객은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판단으로 대출을 보류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은행권도 주담대 감소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금리동향도 주담대 수익성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좋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이미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한 상태에서 코픽스 상품 금리도 낮춰야 하는 분위기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기존 대출자들이 상환하거나 연장을 하지 않으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은행의 경우 예대율 규제와 가계 대출 부실 우려로 대출 확대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매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지난 16일까지 0.24%(259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에는 0.43%, 지난해 12월에는 0.78% 늘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이 개인고객 확보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 한해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은행권 최고 수준인 0.5%포인트 인하키로 했고, 코픽스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금리를 최대 0.48%포인트 낮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