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동계올림픽 25% 확률에 베팅하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10.02.18 15:14
18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 선수가 0.18초 차이로 은메달에 그치자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신주현 과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 과장은 책상 한켠에 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 경기 일정을 빼곡하게 정리해놓고 메달이 걸린 주요 경기 결과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신 과장이 경기 결과에 유난히 주목하는 이유는 응원 차원을 넘어선다. 그는 지난해 말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금메달 8개를 딸 경우 롯데백화점이 고객들에게 5억 원 상당의 경품을 쏘는 스포츠마케팅을 제안해 성사시켰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롯데손해보험에 2억5000만 원의 보험료를 지급하고 상금보상 보험에 가입했다. 우리 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 수에 따라 5억∼10억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금메달 수가 7개 이하면 롯데백화점은 보험료만 날린다. 그러나 금메달 수가 8개면 5억 원, 9개면 10억 원의 보험금을 받아 고객들과 함께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자축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보험금을 탈 확률은 25%. 당초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예상한 한국 선수단 금메달 수는 5개에 그친다. 남자 쇼트트랙 부문 3개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개, 여자 피겨 스케이팅 1개 등이다. 여기에 3개의 금메달이 추가되는 것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현 주소로 볼 때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5% 확률은 성공 보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베팅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달랐다. 대회 초반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이상화)와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모태범)에서 예상 밖의 금메달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은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날 모 선수가 1000m 경기에서 박빙의 차이로 은메달에 머물자 안타까움은 배가됐다.


신 과장은 앞으로 우리 선수단의 금메달 8개 획득을 위해서는 2번의 승부처를 잘 넘겨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 선수단의 실력으로 볼 때 21일과 27일 치러지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얼마든지 예상 밖의 금메달이 추가될 수 있다"며 "확률은 25%에 그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25%의 확률을 딛고 소형차 88대 경품을 내건 상금보험에서 보험금을 탄 바 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금메달 12개 이상을 획득하면 경차 모닝 88대를 경품으로 쏘겠다고 약속했는데 한국선수단은 금메달을 13개나 따내 88대의 자동차 키가 고객 손에 쥐어졌다.

당시에도 대회 중반까지 레슬링이나 유도, 양궁 개인전 등에서 금 사냥이 좌절되며 경품은 물 건너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대회 막판 야구와 배드민턴 등에서 뜻밖의 금메달이 쏟아지며 롯데백화점은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신 과장은 "물론 메달 색깔과는 상관없이 한국 선수단은 잘 싸울 것이고, 선수단 모두를 향한 응원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이번 마케팅은 한국 선수단 선전을 응원하고 기쁨은 함께 나누자는 취지"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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