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외인의 귀환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2.18 08:10

美 지표개선 '호재'...코스피 펀더멘털 재부각 가능성

미국증시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 다시 되돌아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긴축과 미국의 금융 규제안, 유럽발 리스크 등으로 촉발된 외인의 ‘탈 코리아’ 움직임이 다시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인은 지난달 하순부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2조원 넘게 차익실현에 나선 바 있다.

외인의 투심에 불을 지핀 것은 미국 경기지표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의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24.9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 18을 크게 웃돈 데 이어 전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선행지수 동행지수 모두 긍정적으로 발표됐다.

1월 미국의 주택착공건수는 전월의 55만7000건에서 지난달 연율 59만1000건으로 2.8% 증가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경기 동행지수인 산업생산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증시가 경기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추가반등에 성공한 만큼 18일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는 심리선으로 일컬어지는 20일 이동평균선(1620.63)을 지난달 22일 이후 4주 만에 되찾았다. 당시 20일선 이탈이 조정의 신호탄이었다면, 이제 이를 회복한 만큼 투자심리가 이전의 ‘패닉’상태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시장의 반등이 연장될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그동안 글로벌 악재들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등한시했던 펀더멘털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16일 기준 프로그램 순차익잔고(주식매수차익잔고-주식매도차익잔고)가 마이너스 1조9000억원 규모로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저수준이라는 점에서 프로그램에서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외국인은 최근 이틀간 선물을 9000계약 순매수함에 따라 시장 베이시스가 개선돼 이전보다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했다.

최근 반등에 동참하는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반등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승종목수 대비 하락종목수의 비율을 보여주는 ADR(등락비율, 20일 평균값 기준) 지표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은행업종 중심의 투자전략이 유리하다고 미래에셋증권은 조언했다.

다만 기술적 분석상 코스피지수가 1630선을 넘어서면 주요 이동평균선들이 걸쳐 있어 추가 반등시마다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17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1627로 바로 위에 120일선(1634)과 60일선(1641)이 있어 이것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수가 반등시도가 계속되겠지만 1640선 전후의 이동평균선에서의 기술적 저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단계적 지수 목표 설정과 압축된 종목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평균선에서의 매매공방 가능성을 감안해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조정시 우선적인 공략 대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금융 및 대형 IT관련주를 접근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신한금융투자는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70대 친모 성폭행한 아들…유원지서 외조카 성폭행 시도도
  2. 2 야산에 묻은 돈가방, 3억 와르르…'ATM 털이범' 9일 만에 잡은 비결[베테랑]
  3. 3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4. 4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5. 5 '학폭 피해' 곽튜브, 이나은 옹호 발언 논란…"깊이 생각 못해" 결국 사과